(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배우 신수현은 지난달 파트2까지 전편이 공개된 티빙 드라마 '방과 후 전쟁활동'에서 차소연 역할로 눈도장을 찍었다. 드라마 '99억의 여자'로 처음 배우 활동을 시작한 그는 다수의 광고, 뮤직비디오, 드라마에 출연하며 매력적인 비주얼과 탄탄한 연기력으로 대중의 이목을 사로잡아왔다.
본격적으로 연기활동을 시작하는 가운데 만난 '방과 후 전쟁활동'은 그에게 더욱 간절한 기회였고 한층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갑자기 전쟁상황에 놓인 고3 차소연을 연기, 군사훈련을 받으면서 액션에 도전했고 소대장(신현수 분)을 향한 묘한 감정선 등 다채로운 연기에 도전해볼 수 있었던 것. 1년에 걸친 촬영 기간 동료배우들과의 팀워크를 바탕으로 공통된 목표로 달려가며 뿌듯함도 느꼈다.
최근 뉴스1과 만난 신수현은 긴장되어 작품을 제대로 보기도 쉽지 않았다며 웃었다. 그는 '방과 후 전쟁활동'을 통해 연기에 임하는 자세에 대해 더욱 깊게 생각해볼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는 고민과 걱정보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더 키워서 맡은 인물을 더욱 깊이 연기해보고 싶다고 했다.
-'방과 후 전쟁활동'이 전편 공개됐다.
▶오래 찍기도 했고 많이 기다린 작품이어서 이제 다 공개가 됐다는 게 신기하다. '멀푸봄'(멀리서 보면 푸른 봄)을 촬영하고 있을 때 오디션을 봤다. 오디션장에 정말 많은 배우가 있었다. 연기를 보여드리고 마지막에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아무도 이야기를 안 하더라. 나는 뭐라도 해보려고 자유연기를 했다. 연기가 아니라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시간이었는데도 끝까지 했다.(웃음)
-간절함이 컸던 것 같다.
▶오디션에 가서 나는 늘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냐는 말을 들으면 자유연기를 했다. 결과가 늘 좋았던 것은 아니다. 이번에도 안 될 수도 있지만, 그래도 뽑히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런 패기로 했다. 웃어주시더라.(웃음)
-합격 소식을 받았을 때는 어땠나.
▶믿기지 않았다. 최종 오디션에 갔을 때도 안 믿겼다. 계속 실장님(매니저)에게 내가 된 게 맞냐고 계속 물어봤다. 액션 스쿨에 가서도 실감이 안 났다. 너무 하고 싶은 작품이기도 했고, 그 전까지는 짧게 등장하고 빠지는 역할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하는 캐릭터여서 더 많은 책임감을 느꼈다. 잘해야겠다는 마음이었다.
-차소연 역할은 어땠나. 본인과 많이 닮았나.
▶대본리딩을 할 때 내가 차소연 역할인 걸 알았다. 소연이와 나는 비슷한 면이 많다. 밝은 성격인 것도 나와 닮았다. 싱크로율은 30~40%?
-그럼 낮은 편 아닌가.
▶아, 그런가.(웃음) 전체적으로 비슷한데 조금씩 차이가 있다. 나는 소심한 성격은 아니다. 소연이는 자기 마음을 표현하는데 소심하더라.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지는 사람)이기는 한데 소심한 것 같다. 나는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엄청 적극적이다.
-차소연 역할을 위해 준비한 것은 뭔가.
▶일단 원작 웹툰을 봤다. 아무래도 원작이 있으니까 비슷한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소대장을 좋아하는 감정이 뭘까, 내가 학생 때 누군가를 좋아했을 때 어떤 감정이었나 기억해보려고 했다. 당찬 모습이었던 기억만 나더라. 소대장을 어느 정도 좋아했는데 슬퍼할 때는 어느 정도 감정이어야 하나 싶었다. 극에 나와 소대장의 감정선이 얼마나 보일지 몰라서 (시청자가) 이렇게 좋아했다고? 싶을까봐 더 감정에 집중하려고 했다.
-원작과 비교해 어떻게 캐릭터를 만들었나.
▶원작에서는 소대장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조금 더 센 성격 느낌이다. 드라마에서는 소연이가 더 귀엽고 발랄한 면이 나온다. 촬영을 하다 보니 내 성격이 소연이에게 많이 들어가게 되더라. 감독님도 (원작보다) 소연이가 조금 더 밝아도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소대장 역할의 신현수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나.
▶역할에 맞게 소대장님은 소연이를 아예 안 받아준다. 나 혼자 들이대는 것이니까 벽에 이야기를 하는 것 같더라. '한 번 받아주시면 안 돼요?' 할 정도로.(웃음) 현장에서 총 쏠 때 총에 바둑알을 올려주는 신이 원작에는 있고 대본에는 없었는데, 현장에서 그 장면을 찍자고 이야기를 해서 애드리브도 했다. 친구들끼리 맞춰보기도 하고 서로 리허설을 하면서 즐겁게 찍었다. 새로운 경험이었다.
-제일 힘들었던 것은 뭔가.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나는 육상선수도 해봤고 아람단 출신이다.(웃음) 발표나 학예회가 있으면 무조건 나가던 아이였다. 적극적인 성격이고 체력도 좋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내가 체력이 좋은 편이 아니라는 생각을 처음으로 해봤다. 군사훈련은 처음이니까 진짜 너무 힘들더라. 연기도 해야 하고 훈련도 받아야 하고, 잘 해야겠다는 생각에 압박감을 느끼다가 보니까 더 힘들었다. 훈련을 받다가 지쳐서 잠이 든 친구도 있었다.(웃음) 감독님도 웃으시더라. 그런 게 진짜 훈련을 받는 고등학생 친구들 같은 모습이었다.
-액션은 어떻게 준비했나.
▶액션스쿨에 다녔다. 체력은 진짜 평소 습관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평소에도 꾸준히 운동을 해야 하더라. PT도 받고 헬스도 하고 운동을 열심히 했다. 친구들이랑 같이 촬영을 하다 보니까 엄청 친해졌다. 어떻게 이렇게 가족처럼 친해지지 싶었다. 매일 보니까 더 가까워졌다. 지방 촬영도 많아서 친구들과 한국 여행을 다닌 느낌이었다.
-모두 신인 배우여서 연기 고민을 나누며 더 친해졌을 것 같다.
▶한 신 한 신 찍을 때마다 상대배우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아쉬운 것이 많아서 더 많이 물어보고는 했다. 소대장님이 중심을 잘 잡아주셨다. 내가 신인이기도 하고 연기에 부족함을 많이 느끼다 보니 '이렇게 해도 될까요?' 많이 물어봤다. 불안해 하는 걸 아셨는지 소대장님이 '너 하고 싶은대로 해도 된다'고 하셨다.
-시청자들의 반응은 어떻게 확인했나. 장수, 소연이 잘 어울린다는 반응도 많더라.
▶희락이가 어디서 다 찾아와서 (채팅방에) 보내준다.(웃음) 너무 신기하더라. 시청자분들이 애드리브도 다 찾아주고 다양한 반응을 보내주셨다. 소연이를 연기할 때 내가 어떻게 연기를 했을까 걱정되는 마음이 컸는데 좋게 봐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장수와 소연이 어떤 감정선이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촬영한 것은 아니었다 . 작품이 공개된 후 많은 분들이 두 사람을 좋아해주셔서, 그제야 '아 뭔가 더 표현을 할 걸' 싶었다.(웃음)
-시청자로 본 '방과 후 전쟁활동'은 어땠나.
▶제가 출연한 작품이어서 즐기면서 볼 수 없더라. 촬영하면서 너무 긴장을 많이 했다. 그래서 작품을 볼 때도 내가 어떻게 연기를 하는지만 보게 되더라. 다 봤을 때는 울컥했다. 그 순간의 기억들이 다 지나가더라. 감독님에게 바로 너무 감사하다고 연락을 드렸다. 촬영을 할 때는 너무 힘들었는데, 다시 돌아가서 처음부터 하라고 해도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너무 좋았고 울컥하는 감정이었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들이 같은 마음이지 않았을까. 다 신인이고 각자 많은 고민과 걱정이 있었을텐데, 이 작품이 여러 감정을 느끼게 했을 것 같다. 친구들과 이렇게 친해질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친해졌다. 청춘을 함께 한 느낌이다.
-연기에 대한 마음가짐도 바뀌었을 것 같다.
▶차소연을 맡았을 때 잘해야겠다는 욕심과 부담감이 커서 현장에서 즐기지 못한 게 아쉬웠다. 다음에 할 때는 열심히 하되, 조금 더 부담감을 내려놓고 임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결국 내가 맡은 배역에 있어서 나를 믿는 게 제일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과거에는 아이돌 연습생으로 오디션에 참가한 적도 있다.
▶어릴 때부터 연기를 하고 싶었다. 학교에 다닐 때부터 춤을 정말 좋아해서 아이돌 회사에 캐스팅이 됐다. 스물세살이어서 아이돌이 되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내가 배운 춤이나 노래도 내게 다 큰 도움이 됐다. 뼈가 되고 살이 된 시간이었다. 지금은 배우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해보고 싶은 연기가 있다면.
▶사이코패스 연기?(웃음) 내가 재미있게 본 작품들에서 많이 나온 캐릭터여서 더 매력적으로 보였다. 그리고 망가지는 캐릭터, 코믹한 연기도 꼭 해보고 싶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연기 잘하는 배우, 그리고 매력적인 배우라는 말을 듣고 싶다. 다양한 매력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