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양 어머니 이모씨는 지난 1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영혼이 참석했던 00여고 졸업식'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씨는 "2018년 2월 8일 졸업식에 2015년 사망한 딸의 영정사진을 들고 참석했다"라고 밝혔다.
이씨는 글에서 "학교에 도착하자 당시 교직원들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왜 오셨냐', '어머니가 원하시는 게 뭐냐' 등의 질문을 했다"라며 "'학교 차원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딸과 남은 가족들에게 사과를 해야 한다'고 하자 한 교직원은 헛웃음을 치며 '그건 뭐..'라며 말끝을 흐렸다"라고 주장했다.
이씨는 이어 "영정사진을 들고 강당 내부로 들어가자 내 모습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빛은 뜨악함 그 자체였고 수군거리기도 했다"라며 "여교사 한 명은 영정사진을 보고 '저건 또 뭐야'라고 말했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이씨는 "발언하겠다고 말했는데 졸업식이 끝나갈 때까지 발언 기회를 주지 않자 폐회식 선언 멘트가 나오는 도중 마이크를 향해 걸어갔다"라며 단상에서 말한 내용을 밝혔다.
"여러분들 중에는 우리 딸 박양이 누군지, 제가 누군지 아는 분도 있고 모르는 사람도 있습니다. 박양은 학교폭력, 왕따 사건으로 시달리다 하늘나라로 간 아이이고, 학교는 우리 딸이 그렇게 당한 것에 대해서 가해자, 피해자 없음으로 처리했습니다. 학교는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 단 한 번도 사과하지 않았으며 딸 장례식조차도 학교는 숨겼습니다. (졸업생) 403명중에 단 한 명도 소중하지 않은 사람이 없으며 여러분 모두가 사회로 나가 시련이 생긴다 해도 실망하지 말고, 박양처럼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으면 외면하지 말고 손잡아 주고, 어른들의 비겁함을 배우지 말고, 젊은 여러분이 희망이니 사람답게 함께 사는 세상, 스스로에게 주인이 되어 만들어 주시길 부탁합니다."
이씨는 "발언하는 내내 교장은 안절부절 못하며 마이크를 뺏으려 했다"라며 "졸업생들과 학부모들은 강당을 빠져나가지 않은 채 서 있던 그대로 멈춰 서서 나의 말을 집중해서 들어줬으며 일부 학부모는 박수도 쳤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죄도 용기가 필요한 것인데 오늘도 학교는 용기가 없는 비겁함을 보였다"라고 호소했다.
한편 박양은 2015년 5월 고등학교 1학년 재학 중 학교 폭력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