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학폭(학교 폭력), 사생활, 과거사 등 출연자들의 논란으로 프로그램이 위기에 빠지는 사레가 이어지는 가운데 방송가에서는 이를 사전에 방지할 대책마련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학폭 논란이 끊임없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 3월 전편을 공개한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극본 김은숙/연출 안길호)는 학교폭력 피해자가 성인이 되어 가해자들에게 복수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렸다. 복수극의 장르적 재미뿐만 아니라, 학교폭력, 가정폭력 등 폭력이 피해자들의 인생에 미치는 영향과 상처를 깊게 다루며 많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강렬한 메시지는 곧 드라마 밖의 현실에도 영향을 미쳤고 '학폭'에 대한 관심과 경각심을 제고하는 효과를 냈다.
아이러니하게도, '더 글로리'의 이야기를 전달한 안길호 PD가 27년 전 고교 시절의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되는 일이 일어났다. 안 PD는 이에 대해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다. 이는 '더 글로리'와 작품이 주는 메시지를 지지하는 것이 적절한지 시청자들의 설전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MBN 트로트 예능 프로그램 '불타는 트롯맨'에 출연해 유력한 우승 후보였던 가수 황영웅도 학폭 의혹을 받았다. 그에게 과거 폭언, 폭행을 당했다는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지속적으로 나왔고 시청자들의 비판의 목소리도 커졌다. 황영웅이 사과문을 냈지만 출연을 강행하는 것에 대한 비판도 나왔고, 제작진은 생방송 경연 중에 황영웅의 하차를 결정했다.
현재 방영 중인 JTBC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피크타임' 역시 두 차례 출연자의 과거 의혹에 휘말렸다. 출연자 김현재는 자신에 대한 학폭 의혹에 대해 사실과 다른 점이 있다고 밝히면서도, 프로그램과 소속된 팀에 피해를 끼칠 수 없다며 하차를 결정했다. 또 다른 출연자인 대국남아 가람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불거진 과거 사생활 논란으로 하차했다. 현재까지 방송된 내용에 따르면 가람은 개인 투표 상위권에 오른 출연자로, 향후 방송 내용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넷플릭스 인기 예능 프로그램 '피지컬:100'는 동시다발적인 출연자 논란을 겪었다. 출연자 A씨는 여자친구를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고, 다른 출연자 B씨는 자해 협박 의혹에 휩싸였다. 또한 C씨에 대해선 학교 폭력 가해 의혹이 제기됐다. '피지컬:100'은 참신한 포맷과 내용으로 시청자의 호평을 받았으나, 이러한 출연자 논란으로 인한 비판은 피할 수 없었다.
출연자 논란으로 프로그램 자체가 흔들리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 방송분 편집은 물론 경연 프로그램의 경우 경연룰과 내용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최근 OTT 플랫폼의 확대로 사전 제작 콘텐츠가 늘어남에 따라, 공개 후 출연자 논란의 후폭풍이 더욱 커진다는 점도 있다.
이에 제작진은 출연진 검증에 더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더 글로리'에 출연한 배우들은 학폭 관련 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캐스팅을 진행했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또 넷플릭스 예능 콘텐츠를 총괄하는 유기환 디렉터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넷플릭스는 기존 방송보다 훨씬 더 많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라면서 "생활기록부를 받아보거나 본인의 동의를 얻어서 SNS를 살펴보는 과정도 있다, 결정적으로 본인과 인터뷰를 통해 거짓으로 말하면 책임을 지게 하는 과정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라 많은 제작진은 프로그램 성격에 따라 경제상황, 학력, 결혼 여부 등도 확인대상이 된다고 했다. 한 예능 콘텐츠 제작 관계자는 "개인적인 정보까지 확인할 정도로 철저히 사전 검증 단계를 거치지만 그럼에도 예상하지 못한 논란이 불거지는 경우가 많다"라면서 "최근에는 사전 검증 과정뿐만 아니라 (출연자의) 사후 보상안으로 확대하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서는 적절한 가이드라인도 필요해보인다"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