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만지지 말고 눈으로만 봐주세요."
글로벌 모터쇼들이 모빌리티쇼로 명패를 바꿔달고, 이동에 관한 첨단 기술을 보여주는 행사로 탈바꿈하고 있으나 역시 주인공은 자동차다.
신차 공개 뿐만 아니라 자동차 디자이너들의 철학과 개성을 마음껏 뽐낸 '쇼카(전시용차)',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보여주는 '콘셉트카', 무엇보다 고가의 '한정판 모델'을 접할 수 있다는 점이 모터쇼의 묘미다. 2년 만에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개막한 '2023 서울 모빌리티쇼'에선 한국시장을 놓고 경쟁을 펼치고 있는 수입차 메르세데스-벤츠, BMW, 포르쉐 등 독일차 3사가 한국시장을 겨냥한 전략차종 뿐만 아니라 쇼카, 콘셉트카 등을 대거 선보여 눈길을 끈다.
가장 비싼 차는..."루이비통 첫 흑인 디자이너와의 콜라보作"
먼저, '럭셔리 그 이상의 럭셔리' 전략을 취하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번 행사에서 대당 4억원이 넘는 '더 뉴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 680 4MATIC 버질 아블로 에디션'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최근, 세계적인 팝스타인 앨리샤 키스가 프로듀서이자 래퍼인 남편 스위즈 비츠로부터 생일 선물로 받아 화제가 된 차다.
버질 아블로 에디션은 이번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선보인 양산차 중에서 최고가다. 전시된 여느 차들과 달리, 차량 내부는 '눈으로만' 봐야 한다. 차 문을 열어려고 하면 "눈으로만 봐야 한다"는 요청을 받게 된다. (이 차를 제외한 대부분의 차들은 만지는 것은 물론, 탑승도 가능하다.)
차량의 색상은 콜로라도 베이지, 일명 '모래색'과 블랙의 조합으로 튀지 않는 세련미를 극대화했다.
전 세계 150대 한정판인 이 차의 한국시장 배정대수는 20대다. 서울모빌리티쇼 최고가인 이 차는 고(故)버질 아블로와 벤츠의 콜라보레이션 작품이다. '29자' 긴 차명에도 새겨진 버질 아블로는 루비이통 모에헤네시(LVMH)그룹 최초의 흑인 수석디자이너(1980~2021년)였다. 루이뷔통의 남성복 디자이너로 활약한 버질 아블로는 "천재 디자이너" "21세기 칼 라거펠트(샤넬 전 수석디자이너)"등으로 불렸던 인물이다.
'마이바흐 버질 아블로 에디션'은 2021년 11월 아블로가 암으로 타계하기 전에 완성돼 지난해 말 해외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됐다.
벤츠 코리아는 지난 15일 '2023 F/W 서울패션위크'에서도 아블로와 협업한 또 다른 콜라보 작품인, 전기 쇼카(전시용차)'프로젝트 마이바흐'를 전시한 바 있다. 벤츠는 패션 브랜드 몽클레어와 협업한 아시아 최초 공개 모델인 '프로젝트 몬도 G'도 공개, 이번 모빌리티쇼에 볼거리를 더했다.
다음달 출시 예정인 럭셔리 로드스터 SL의 7세대 완전변경 모델인 더 뉴 메르세데스-AMG SL도 강렬한 레드 컬러를 뽐내며,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24대 차량 韓시장에 진심 증명...설립 100주년 모토라드 R 18
BMW그룹은 이번 서울모빌리티에 참가한 국내외 자동차 업체 중 가장 많은 24개 차량을 전시, 한국시장에 '진심'을 뽐냈다.
국내 최초로 공개한 BMW iX5 하이드로젠 프로토타입(수소연료전지차)을 필두로, 뉴 XM, 순수전기 소형 모델인 뉴 iX1, 아시아 최초로 공개한 MINI 비전 어바너트 등이 차 애호가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2억원대인 XM은 BMW가 1978년 출시한 전설적인 스포츠 쿠페로 불리는 'M1' 이후 45년 만에 내놓은 고성능 제품군인 'M' 전용 모델이다.
이번에 공개된 뉴 XM은 M 라인업 최초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이 단 4.3초다. 프란치스커스 반 밀 BMW M 사장은 "XM은 M 역사상 가장 강력한 모델"이라고 자부했다. 아울러 또 다른 '귀한 볼거리'는 BMW 모토라드 설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한정 에디션 모델인 R 18이다. 국내 첫 공개다. 모터사이클 애호가들을 설레게 할 제품이다.
'컬러 오브 포르쉐'...75주년 기념 '비전 357'
'컬러 오브 포르쉐'를 주제로 한 폭스바겐그룹의 고급 스포츠카 브랜드인 포르쉐 부스는 화려미 그 자체다. 포르쉐는 이전 전시에서 총 15종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되는 차는 포르쉐 설립 75주년 기념작이다. 포르쉐 최초의 스포츠카인 '포르쉐 356'을 오마주한 콘셉트카 '비전 357'(Vision 357)다. 아시아 최초 공개다. 이번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선보인 10종의 콘셉트카 중에 주목도가 높은 차량이다.
비전 357은 자연 흡기 6기통 박서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500마력의 동력성능도 갖췄다.
모터스포츠 대회 출전을 염두에 두고 콘셉트카로 제작됐다고 한다. 포르쉐 코리아 측은 "포르쉐 브랜드의 헤리티지(유산)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한 마디로 포르쉐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담은 차"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올해 국제자동차연맹(FIA) 세계 내구 레이스 챔피언십과 르망 24시 레이스에 출전하는 '963 LMDh', 2021년 독일 자동차 전시회 IAA에서 공개한 레이싱 콘셉트카 '미션 R'도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