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데이팅앱으로 여자 초대했다가 1억 3천만원 날린 사연, 알고 보니...

2023.03.30 08:31  

[파이낸셜뉴스] 아르헨티나에서 미인계를 이용해 남성에게 접근한 뒤 돈을 훔쳐 가는 일명 '검은 과부'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피해 대상은 대체로 중년 이상의 남성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젊은 외국인 관광객까지 영역이 넓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2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현지 언론은 최근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팔레르모 지역에서 발생한 도난 사고를 보도하면서 이 같은 검은 과부 사건에 대해 조명했다.

검은 과부는 '검은과부거미'가 짝짓기 후 암컷이 수컷을 잡아먹는 특성을 토대로 지어진 단어다. 매력적인 젊은 여성이 데이팅 애플리케이션이나 나이트클럽 등에서 남성을 유혹한 뒤 남성의 집에 들어가 수면제나 마약을 넣은 음료를 마시게 하고 금품을 갈취하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

최근 발생한 팔레르모 지역 검은 과부 사건은 고급 아파트에 거주하는 61세 남성이 피해를 입은 건이다. 1차 경찰 수사 결과 피해 금액이 10만달러(1억3000만원)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남성은 데이팅앱 '틴더(Tinder)'를 통해 알게 된 여성을 사건 당일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면서 이 같은 일을 겪었다.

당시 여성은 얼굴을 가리는 큰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한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지난해부터 마스크 사용이 해제돼 여성의 모습은 조금 어색할 수 있다. 하지만 남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여성은 남성의 아파트에서 함께 저녁 식사를 가졌고, 자신이 가져온 와인을 남성에게 건넸다. 와인 한잔을 마신 남성은 정신을 잃었다가 약 12시간이 흐른 후 깨어났다.

심한 두통과 신체 통증을 느끼며 깨어난 남성은 엉망이 된 집 내부에서 핸드폰, 10만달러가량의 현금이 없어진 것을 발견했다. 이후 아파트 보안 담당관을 통해 아들에게 연락했다.

피해 남성의 아들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일부 기억상실을 겪고 있으며, 큰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가해 여성을 찾고 있지만, 검은 마스크로 얼굴을 반 이상 가린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성이 사용한 와인에는 콜로나제팜이라는 항경련제와 수면제가 검출됐다고 한다.

이외에도 같은 날 같은 지역에서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외국인 관광객이 두 명의 20대 초반 검은 과부들에게 피해를 당해 현금과 전자기기, 신발 등이 갈취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외국인 관광객은 나이트클럽에서 두 여성을 만나 수면제를 탄 와인을 마시고 정신을 잃었다.

검은 과부들의 타깃은 대체로 중년 이상의 남성들이었지만, 이를 통해 최근 단기 여행 온 젊은 남성 관광객까지 영역이 넓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지 언론은 피해자들이 사건을 알리는 것을 꺼리고 있어 실제 피해는 이보다 더 클 것이라고 관측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