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줄리안 퀸타르트와 타일러 라쉬가 국내 최초 외국인 연예기획사 웨이브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대한외국인'들을 위한 대표로 나섰다.
외국인 연예인 줄리안 퀸타르트와 타일러 라쉬는 지난 2월 연예기획사 웨이브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19년의 방송 경력을 가진 줄리안과 12년차 타일러가 베테랑 '대한외국연예인'으로서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로 소속 아티스트들과 함께 나아갈 예정이다.
IT 협업툴 등 자체 운영 시스템을 사용하는 웨이브엔터테인먼트에서는 아티스트가 소속사 운영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투명성이 가장 큰 가치다. 아티스트는 자신에게 들어온 모든 기회를 확인할 수 있고, 소속사와 구체적인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발전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다. 현재 회사에는 브라질 카를로스 고리토, 인도 니디 아그르왈, 러시아 출신 귀화 한국인 일리야 벨랴코프, 폴란드 프셰므스와브 크롬피에츠, 파키스탄 자히드 후세인, 프랑스 혼혈 사라 수경, 그리고 미국 타일러 라쉬, 벨기에 줄리안 퀸타르트 9명의 아티스트가 소속돼 있다.
줄리안 퀸타르트는 벨기에 출신 방송인으로 2005년부터 모델, DJ, 방송인 그리고 연기자로 한국 연예계에서 활동했다. 그는 지난 2014년 JTBC 예능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서 벨기에 패널로 출연하며 프로그램 인기와 더불어 인지도를 올렸다. '비정상회담'에서 적극적인 토론 태도와 유창한 한국어 실력, 붙임성 좋은 성격으로 주목받았으며 이후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톡파원25시' 등에 타일러 라쉬와 함께 출연하며 대표적인 방송인으로 활약하고 있다.
함께 웨이브엔터 수장이 된 타일러 라쉬 또한 미국 출신 방송인이자 영어 강사, 작가 등 'N잡러'이며 '비정상회담'을 통해 줄리안과 함께 인지도를 얻었다. 논리적인 토론 답변과 박학다식한 모습으로 '똑똑한 미국인'이라는 정체성을 확립했으며 이후에도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뇌섹시대-문제적 남자'부터 '톡파원 25시'까지 방송가에서 종횡무진 중이다.
뉴스1은 지난 2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위치한 웨이브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줄리안 퀸타르트, 타일러 라쉬와 소속 아티스트인 사라 수경, 니디 아그라왈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웨이브엔터테인먼트 설립 배경은.
▶(줄리안) 회사에 있다가 혼자 나오게 됐다.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친구들에 자문을 구했는데 그 중에 타일러가 있었다. 타일러가 몇년 전부터 폼을 통해서 (섭외) 문의를 받고 있었다. (방송 연예 쪽은) 일이 확 들어왔다가 없어지기도 한다. 혼자 하면 부담되는데 이런 것을 같이 공유할 수 있는 것을 만들면 어떨까 생각했다.
▶(타일러) 웨이브엔터테인먼트에서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은 사람을 파악하고 그곳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설립해서 IT 기반으로 (섭외 문의 등) 데이터가 잡힌다. 가령 예를 들면 아티스트가 '나는 이런 제안이 많이 들어오네?' '나는 100중에 60개 정도가 환경이고 30개 정도가 문화, 10개 정도가 기업 관련된 거네?'하고 (온 제안들을) 볼 수 있다. 시장을 보여주는 데이터가 있으니 내가 갈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그런 것을 제공해주면 자기계발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 웨이브엔터는 거기에 힘을 실어주고 싶다. 웨이브엔터는 다른 기획사들이 하는 것과 다르게 현저히 낮은 수익 배분을 가져간다. 효율을 높이고 아티스트가 더 많이 챙겨가고, 자기 일에 집중하는 것을 강화시켜주려고 한다.
-그 동안 한국에서 방송 활동을 하면서 있었던 경험들이 축적되어 기획사를 설립한 것인가.
▶(줄리안) 한국에서 10년 넘게 활동했다. 주변과 많이 소통했고 직접적으로 어려운 경험도 많았다. 아티스트로 소속되어 있으면 시야가 많이 가려져있다 어떤 문의가 들어오는지 모른다. 매니지먼트가 문의를 다 받다 보니, 내가 하고 싶은 일은데 매니저가 먼저 거절하거나 안 하고 싶은데 매니저가 동의하면 어쩔 수 없이 하게 된 경우도 있다. 저는 소신 있는 사람이고 비건이니까 가치관과 맞지 않은 일을 하고 싶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 예전에 활동 많이 할 때 번아웃이 오기도 했다. (매니지먼트 운영을) 투명하게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문의가 들어오자마자 아티스트에게 문의 내용이 다 공개된다. 일 시작 첫 단계를 매니저가 접촉하는 게 아니고 '나는 이 일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된다. 아티스트에 결정권을 주는 거다. 아티스트가 하고 싶지 않는 일을 절대 시키지 않는다.
▶(타일러) 저도 그렇고 다른 아티스트도 보면, 훌륭한 자기 일을 하는 분이다. 거기다 방송을 곁들여서 하고 있다. 방송 업계 특성상 마지막에 연락하고, 아는 사람이 이거 하는데 할래? 하면서 정리가 안된 부분이 크다. 그런데 자기 본업이 따로 있으면 상호 호환이 안된다. 그때그때 '야 나와' 하면서 움직일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자기가 책임질 것들이 있어서 체계화된 시스템이 필요했다. 저같은 경우는 대학원 다니면서 논문쓰면서 출연해야 했다. 부산 학술회가 있었는데 그 전날 갑자기 광고를 찍어야 한다고 했다. 상의가 안됐는데 이미 확정이라고 했다. 발표할거를 준비해야하는데 광고촬영장에 가야했다. 그런 경험이 몇 개 있다보니 가능한 관리 할 수 있는 형태로 해야했다고 생각했다. 그게 웨이브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들에 필요한 부분인 것 같다.
-웨이브엔터테인먼트는 구성이 어떻게 되나.
▶(줄리안) 총 관리해주는 매니저 한분이 계신다. 회사를 천천히 늘릴 생각이다. 저희는 대부분 스튜디오 녹화인데 그럴 때는 로드매니저가 필요없다. 드라마 할 때는 필요하기는 하지만. 그리고 숍이나 메이크업 비용 또한 옵션으로 두고자 한다. 어떤 때는 숍에 갈 필요가 없다. 나는 여기에 안 쓰고 좀더 자기 개발에 쓰고 싶으면 자기 결정권을 더 많이 줄 생각이다.
-한국인도 가입 가능한가.
▶(타일러) 한국인도 가입 가능하다(웃음). (외국인들만) 해야지 한 것은 아니다. 설립 취지에 공감하고 자기 상황을 파악해서 갈 길을 직접 설계하고 싶어하는 한국인 인재들도 저희에게 연락을 해주셨으면 좋겠다.
▶(줄리안) 초반이라 저희도 아는 사람들과 했다. 서로 잘 알아서 오히려 더 조심스럽다. 친구관계까지 깨질 수 있어서다. 기사화되니 연락와서 너희와 하고 싶다고 반 장담 반 진담으로 하는 한국분들도 있었다. 인력이 아직까지 안된다고 판단해서 다른 사람들에 욕심을 부리고 있지 않다. 추후에 마음 맞는 사람끼리 하고 싶다.
-아티스트가 대표인 회사, 좋은 점도 있지만 실이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줄리안) 아티스트가 왕이라는 것은 아니다. 잘 벗어나야 한다. '손님이 왕이다'도 악용된면 안된다.
<【N인터뷰】②에 이어>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