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최근 우크라이나인과 러시아인들이 전쟁을 피해 인도네시아 발리로 모여들면서 범죄가 잇따르자 발리 당국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적자에 한해 도착비자 발급을 중단할 것으로 요청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에 따르면 발리 당국은 지난 12일 비자 정책 위반을 근거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적자에 한해 도착비자 발급을 중단할 것을 법무부에 요청했으며 이들 국가 시민의 비자 요건을 강화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발리로 입국한 러시아인은 약 5만8000명으로 지난 1월에만 2만2500명이 추가로 발리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크라이나인은 지난해 약 7000명, 1월에는 2500명이 발리로 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전쟁을 피해 발리로 모여들었으며, 비교적 발급이 쉬운 도착비자를 받은 뒤 장기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리로 입국한 이들은 범죄를 저지르거나 공공질서를 어지럽히는 등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 일부는 비자 기간을 넘기면서 장기 체류하고 있으며, 허가를 받지 않고 관광 가이드로 일하거나 불법 택시 운영을 하는 사례도 보고됐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현재 86개국 외국인을 대상으로 도착 비자를 발급하고 있다. 도착 비자란 여행자가 공항·항만 등에 도착한 후 입국 심사 직전에 발급받는 것으로 비자는 30일 동안 유효하며 1회 연장을 통해 최대 60일까지의 체류를 보장한다.
도착비자 발급이 중단되면 여행객은 출국 전 각국 대사관에 방문해 비자를 직접 신청해야 한다. 이 비자로는 단순 방문이나 관광만 가능하지만 이달 들어 4명의 러시아인이 사업이나 노동에 참여하는 등 비자 규칙 위반으로 추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러시아인 인플루언서 부부가 발리 주민들이 신성하게 여기는 700년 된 반얀트리 나무에 올라가 나체로 인증 사진을 찍어 논란이 된 바 있으며, 지난 10일에는 도착 비자로 입국한 러시아 국적의 여성 3명이 발리에서 성매매를 시도하다 발각돼 추방되기도 했다.
와얀 주지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인을 겨냥해 도착비자 발급을 중단한 이유에 대해 "그들은 전쟁 중이기 때문에 이곳에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인과 같은 조치를 적용받는다는 사실에 부당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발리 주재 우크라이나 명예영사관은 "2월 기준 약 8500명의 우크라이나인이 발리에 있다"며 "우리는 발리를 찾은 우크라이나인들이 규칙과 규정을 위반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것을 재확인한다"고 강조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