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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애에 관한 고찰...'더 글로리' 속 각양각색 엄마들

2023.03.18 06:01  
'더 글로리'/넷플릭스 제공


'더 글로리'/넷플릭스 제공


'더 글로리'/넷플릭스 제공


'더 글로리'/넷플릭스 제공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국내를 넘어 전세계적으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는 학폭에 대한 복수를 넘어, 그간 미디어를 통해 보여진 전형적인 엄마들 뿐만 아닌 현실 어딘가에도 있을 법한 다양한 어머니 캐릭터들을 보여줬다.

'더 글로리'(극본 김은숙/연출 안길호)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지난해 12월 8부작 파트 1이 공개돼 파급력을 보여준데 이어, 올해 3월10일 8부작 파트 2가 화제 속에 베일을 벗어 인기를 모으는 중이다.

'더 글로리'의 큰 줄기는 학폭 피해자인 문동은(송혜교 분)과 가해자 5인방의 대립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각 캐릭터의 엄마들이 자식을 대하는 모습도 서사를 만들어내며 관심을 모았다. 그간 여러 작품 속에 등장한 엄마 캐릭터들이 흔히들 말하는 '모성애'를 가졌었다면, '더 글로리' 엄마들은 여러 인간군상을 보여줬다.

◇ 충격 차제…'문동은 엄마' 정미희

가장 충격을 준 캐릭터는 정미희(박지아 분)다. 문동은의 친모인 정미희는 엄마로서 책임감을 보여주지 않는 인물이다. 딸의 인생에는 아예 관심이 없어 문동은이 학폭(학교 폭력)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오히려 돈에 눈이 멀어 딸이 부조리한 일을 당하는데 앞장선다. 이후에도 정미희는 문동은의 '족쇄'가 된다. 돈을 주겠다는 박연진의 제안에 넘어간 정미희는 딸이 학교에서 내쫓기는 일에 열을 올리고 조금의 죄책감도 보이지 않는다. 모성애라고는 눈곱만큼 없는, 혈연으로 얽힌 것을 이용하며 딸을 괴롭히는 엄마의 모습은 씁쓸함을 주는 것을 넘어 보는 이들을 분노하게 했다.

◇ 중요한 순간엔 딸 보다 나…'박연진 엄마' 홍영애

결정적 순간에 딸을 버린 홍영애(손지나 분)는 비정한 엄마다. 탄탄한 재력을 가진 홍영애는 딸 박연진(임지연 분)이 악행을 저지를 때마다 이를 타이르기는커녕, 앞장서서 일을 덮는데 주력해 왔다. 이로 인해 박연진이 수많은 피해자들을 만들었음에도 홍영애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일을 수습하며 비틀어진 모성애를 보여준다. 이후 본인의 치부가 드러날 상황에 놓이자 딸까지 '손절'하는 냉정한 모습을 보여 딸을 향한 진정한 애정이 없음을 드러냈다.

◇ 그래도 딸에게 만큼은 진심…'하예솔 엄마' 박연진

박연진은 엄마에게 정상적인 훈육과 사랑을 받지 못했음에도 딸 하예솔(오지율 분)에겐 깊은 모정을 보인다. 딸을 '강아지'로 부르며 사랑으로 대하는 건 본인의 엄마인 홍영애와는 다른 모습으로, 자신이 받지 못한 사랑을 딸에게는 주려한다. 문동은이 자신의 앞에 등장했을 때도 예솔이가 이 사실을 뒤늦게라도 알고 본인을 싫어할까 봐 전전긍긍한다. 그러나 결국 딸이 모든 것을 알고 자신을 외면하자 절망한다.

◇ 보통의 모습이지만 '더 글로리'라 특별했던 엄마들…'이선아 엄마' 강현남·'주여정 엄마' 박상임

강현남(염혜란 분)은 우리가 흔히 '엄마'하면 떠올리는 특징을 다 담은 캐릭터다. 가정폭력의 피해자인 현남은 자신으로도 모자라 딸에게까지 손대는 남편을 죽이고 싶은 마음에 문동은과 손을 잡는다. 혼란한 상황 속에서 딸 이선아(최수인 분)를 미국에 보내야 할 때, 다시 볼 수 없을 가능성을 듣고도 딸을 보호하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결정하는 현남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주여정(이도현 분)의 엄마 박상임(김정영 분) 역시 본인만의 방식으로 아들을 보호한다.
아들 앞에서는 크게 티 내지 않지만 과거 부친의 살인사건으로 인해 트라우마 겪을 아들을 걱정하고, 문동은과 함께 이를 극복해 보려는 자식의 계획을 지지한다. 살인마가 꾸준히 편지를 보내 자극했을 때도 분노했지만, 주여정 앞에서는 크게 티 내지 않으며 중심을 잡는다. 그러다 복수를 마친 문동은이 극단적 선택을 하려는 순간, 아들을 도와달라고 절박하게 외치며 눌러왔던 모성애를 보여준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