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5일 종영한 tvN 주말드라마 '일타 스캔들'(극본 양희승/연출 유제원)은 사교육 전쟁터에서 펼쳐지는 국가대표 반찬가게 열혈 사장 남행선(전도연 분)과 대한민국 수학 일타 강사 최치열(정경호 분)의 달콤 쌉싸름한 로맨스를 그려냈다. 시청자들은 밝고 경쾌한 '로코의 등장'을 환영했고, 드라마는 큰 인기를 얻었다. 극 후반부에는 스릴러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간 데다, 개연성이 부족한 전개가 아쉬움을 샀으나, '일타 스캔들'은 마지막까지 17.038%(닐슨코리아 전국유료가구 기준)의 시청률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좋은 성과를 거뒀다.
'일타 스캔들'은 '연기 맛집'이라고 할 정도로 '연기 잘알' 배우들이 대거 포진한 작품이다. 주인공 남행선의 친구 김영주 역시 그중 한 명이다. 행선과 함께 핸드볼을 했던 영주는 '절친' 행선이 국가대표가 아닌 엄마의 길을 택할 때 안타까워하지만, 이내 그를 응원하고 곁에서 버팀목이 돼 준다.
극 중 영주는 소위 말하는 '주인공 친구' 포지션이지만, 이봉련은 디테일한 연기력으로 능청스러운 '금사빠'에 의리파인 캐릭터의 매력을 제대로 살려내며 존재감을 제대로 발산했다. 이봉련은 영주를 만나 즐겁게 작업했다며 '일타스캔들'을 떠나보내는 게 무척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작품이 본인에게 소중하게 남을 것이라고 했다.
드라마를 마친 이봉련을 7일 뉴스1이 만났다.
-'일타스캔들'이 종영했다. 드라마를 마친 소감이 궁금하다.
▶이번 드라마로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만큼 애틋한 작품이고 감사하다.
-'일타스캔들'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큰 인기를 얻었다. 이를 실감하나.
▶첫 회부터 시청률이 잘 나와서 우리끼리도 정말 기뻐했다. '시청률 상관 안 해요' 그러진 못했던 것 같다. 신나는 일이었다. 인기도 실감하고 있다. '일타스캔들' 출연 전에는 밖에 나가도 소소하게 알아보셨는데, 지금은 시청자분들과 마주치면 나를 오래 쳐다보시고 일행한테 가셔서 '영주, 영주!' 이러신다.(웃음) 어르신들께서도 잘 보고 있다고 해주셔서 다양한 연령층이 보고 있다고 느꼈다.
-작품에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
▶유제원 감독님 작품이라 함께하게 됐다. '일타스캔들'이 감독님과 한 세 번째 작품이다. '내일 그대와' 때 큰 역할을 주셨고, 이후 '갯마을 차차차'와 '일타스캔들'까지 함께했다. 너무 감사한 분이라 감독님이 부르면 달려간다는 마음이 있었다. 감독님은 내가 표현하는 걸 온전히 받아주시지만, 아닌 거 같으면 여지없이 달려오신다. 그래서 같이 작업하는 게 편하고 좋다.
-영주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해석했는지도 궁금하다.
▶영주는 드라마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친구의 포지션이지 않나. 너무 평범해서 더 어렵고 도전처럼 느껴졌다. 영주를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하다가 '잘 들어야겠다' 싶어서 거기에 초점을 맞췄다. 오감은 열려있지만 매 순간 반응할 필요는 없고, 가족같이 잘 챙기는 친구라고 봤다. 또 행선의 오래된 동료인 영주는 행선이가 선수생활을 그만뒀을 때 자신도 곧 그만두고 항상 옆에 있어준 친구라고 생각했다. 연기하면서도 영주 같은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 싶기도 했다.(웃음)
-러블리한 패션도 화제를 모았다.
▶이번에 드라마팀에서 많이 신경 써주셨다. '내일 그대와', '갯마을 차차차'에 이어 '일타스캔들'까지 같이한 임경란 실장님, 이수진 팀장님이 같이 해주셨는데, 영주 캐릭터를 함께 만들어나갔다. 내가 앞머리를 내고 싶다는 의견을 내고, 팀에서는 헤어 컬러를 밝게 해서 경쾌하게 가고 집게핀을 하자고 하셨다. 또 나도 탐낼 니트들을 공수해 주셔서 완벽한 스타일링이 됐다.
-극의 엔딩, 영주의 결말에는 만족하는지.
▶다들 행복하게 살아가는 결말에 안도감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따뜻한 이야기를 좋아해서 해피엔딩이 마음에 든다. 영주는 재우와 결혼해서 아이를 가지는데, 연기하는 입장에서 결말이 괜찮았다. 영주가 외로움을 타는 인물이라 꼭 짝을 찾길 바랐는데, 그게 재우라서 좋았다. 2년 뒤에 바로 임신을 한 것도 영주답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는 빠르지 않나 싶었지만, 영주라면 가능하지 않았을까. 그런 의미에서 무조건적인 응원을 보낸다.(미소)
-하지만 이 러브라인에 긍정적 반응만 있진 않았다. 갑작스럽게 반전된 두 사람의 관계에 당황한 시청자들도 있었는데.
▶작가님이 '재우와 러브라인이 있을 거야'라고 말씀하셔서 마음의 준비를 했었다. 배우의 입장에서는 인물에 대해 차곡차곡 쌓인 서사가 있다 보니 두 사람 사이가 발전한 게 갑작스럽다고 생각하진 못했다. 항상 남자를 찾아다니고 불나방 같이 사랑하는 '금사빠' 영주의 흐름에서는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영주도 재우가 가까이 있어서 처음엔 (본인의 마음을) 몰랐을 거다. 익숙해지면 인지를 못하지 않나. 그런데 참 사랑이 느닷없는 게 어느 날 재우가 훅 남자로 느껴진 거다. 다들 사랑에 빠지는 순간이 다르지만 영주에게는 그 순간이었던 것 같다. 또 영주는 재우를 누구보다 오래 봐오지 않았나. 그 인간적인 면모를 아는 사람이 영주다. 사실 설명이 자세히 나오지 않았지만 영주에게 재우는 '성인 남자'다. 영주가 재우를 처음부터 끝까지 어린애처럼 대했으면 두 사람 사이가 발전하지 않았겠지만, 같이 나이 먹어가는 존재로, 친구 동생으로 대하다가 어느새 남자로 느껴진 거다. 남녀 관계가 정말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시청자분들은 '가족끼리 그러는 거 아니다'라고 하시더라. 시청자들이 보지 못한 두 사람 사이 시간이 있었지만, 보시는 입장에서는 급작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고 본다.
-포장마차 고백 신도 인상적이었다.
▶영주의 고백이 언제, 어떤 맥락에서 나올까 궁금했다. 느닷없고 계획 없는 '포장마차 고백'도 참 영주다운 고백이었다고 생각한다. 어느 날 갑자기 이 사람이 눈에 들어오고, 고백하고, 부끄러워서 도망가는데 그마저 영주다웠다.
<【N인터뷰】②에 계속>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