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극본, 연출 강윤성)는 돈도 빽도 없이 필리핀에서 카지노의 전설이 된 남자 차무식(최민식 분)이 살인사건에 휘말리면서 인생의 벼랑 끝 목숨 건 최후의 베팅을 시작하게 되는 강렬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지난해 1월25일 파트 1을 마무리한 뒤, 현재 파트 2가 공개 중이다.
이해우는 '카지노' 파트 1에서 필립으로 활약했다. 필립은 차무식, 양정팔(이동휘 분), 상구(홍기준 분)와 한 팀을 이루어 호흡하는 카지노 에이전트로, 같은 팀 양정팔이 좋아하는 김소정(손은서 분)과 미묘한 관계를 형성했다. 이후 100억원을 훔친 김소정과 함께 있다가 총에 맞아 사망하며 퇴장했다.
극 중 이해우는 등장부터 엔딩까지 짧지만 강렬한 임팩트를 남기며 '카지노'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활약했다. 앞서 귀공자 이미지로 알려진 이해우는 180도 다른 필립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으며 이미지 변신에도 성공했다.
'카지노'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알린 배우 이해우를 최근 뉴스1이 만났다.
-'카지노'에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
▶필립 역할로 오디션을 봤다. 제작사에 있는 친한 형이 자리를 마련해 줬다. 필립 캐릭터 영상을 찍어서 보내드렸는데, 부족한 거 같아 영어 대사를 한 것도 덧붙이고 그랬다. 영어는 고등교육을 받은 한국인 수준?(웃음) 그러면서 '카지노'에 거의 마지막으로 합류하게 됐다. 뛰어난 선배님들, 스태프들과 함께 한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다.
-이 작품에 출연하기 전에 잠시 공백기를 갖고 있었다던데.
▶군대에 다녀오고 나서 4~5년 정도 쉬었다. 계속 제자리에서 맴돈다는 느낌을 받으니까 '이게 내 길이 맞나' 싶더라. 그러다 아버지께서 운영하시는 조명 회사에서 일을 했는데, 마음 깊숙한 곳에는 배우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여전히 있었다. 그래서 매일 발성 연습을 하고 독백을 하는 등 (나만의) 루틴을 꾸준히 지켜왔다. 그러던 중 '카지노' 오디션을 보고 합류하게 됐다. 합격 소식을 듣고 감동이 밀려왔다.
-'카지노'로 오랜만에 복귀하니 첫 리딩 때 많이 떨렸을 듯하다.
▶캐스팅이 됐을 때 기뻤지만 최민석, 이동휘, 손석구 등 쟁쟁한 분들과 함께 연기를 하게 되니 '폐를 끼치지 않을까', '내 연기로 만족시킬 수 있을까'가 고민되더라. 첫 리딩 때는 일단 튀지 말고 잘 묻어가자는 생각을 했다.
-작품 속 비중은 적지만, 강렬하게 퇴장하는 핵심 인물이다. 임팩트를 줘야 해 부담도 컸을 것 같다.
▶그 지점에 대해 고민한 건 없다. 임팩트를 줘야겠다는 생각보다, '차무식 일대기'인 극에서 필립은 차무식을 받쳐주는 역이기에 그걸 잘 해내자 싶었다. 그 부분을 염두에 두고 어떻게 연기하고 리액션할지를 고민했다.
-필립을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신경 쓰거나 노력한 부분이 있다면.
▶실제 현지 에이전트를 인터뷰하면서 필립의 모델일 수 있겠다 싶은 분을 만났다. 그 분과 대화를 나누면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 또 기존 이미지와 상반된 필립을 보여드리기 위해 몸도 제대로 만들고 10㎏ 정도 감량했다. 태닝도 3개월 동안 받았는데 부족해서 현지에서도 추가로 받았다.
-극 중 필립과 소정의 미묘한 관계성도 관심을 끌었다. 둘은 어떤 관계였을까.
▶두 사람의 감정이 진짜 사랑일까, 아니면 호감 정도일까에 대해 고민했다. 감독님과도 이 부분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면서 내린 결론은 아무리 첫눈에 반해도 만난 기간에서 나오는 애정도가 있을 것이니, 두 사람의 감정을 호감 정도라고 생각했다. 마지막에 필립이 돈을 들고 도망간 소정을 만나 돌아가자고 한 것도 상대를 향한 감정보단 그 돈을 가지고 가지 않으면 차무식이 본인을 죽일 거라는 걸 알아서가 아니었을까.
-결론적으로 필립은 차무식 손에 죽는다. 4회에 등장해 7회에 사망하는데, 이른 퇴장이 아쉽진 않았나.
▶정말 좋은 동료들과 함께한 것 자체가 영광이라 그동안 아쉽지 않다고 말했는데, 시즌 2가 오픈되니 아쉽더라.(웃음) 그래도 '카지노'에 출연하면서 많이 배웠고, 배우 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많은 분들에게 연락을 받은 게 처음이라 정말 행복하고 좋았다.
-최민식과 호흡은 어땠나.
▶정말 대단하신 분 아닌가. 촬영할 때 선배님이 주시는 에너지를 받기만 해도 돼서, 내가 가진 것보다 더 좋은 게 나온 것 같다. 그러면서도 평소엔 정말 장난도 잘 치시고 농담도 좋아하셔서 함께하면서 즐거웠다. 첫 촬영 때도 긴장을 많이 하고 갔는데, 편하게 대해주셨다. 두 달 동안 작업 하면서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무엇보다 '배우는 솔직해야 한다', '다른 걸 신경 쓰지 말고 연기를 어떻게 잘할 수 있는지에만 집중하면 된다'라고 하셔서 지금도 그 말씀을 새기면서 도움을 받고 있다.
-손석구, 이동휘 등 다른 배우들과의 작업은 어땠는지도 궁금하다.
▶석구 형은 정말 대본이 너덜너덜할 정도로 본다. 이번에도 스토리부터 주제까지 모든 걸 파악하고 있어서 같이 하면서 정말 자극을 많이 받았다. 동휘 형은 현장 분위기 메이커였다. 우리가 좋은 팀워크를 보여준 건 다 형 덕분이었다. 홍기준 선배님은 내가 연기적으로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상담을 해주시고 해결할 수 있게 도움을 주셨다.
-작품에 대한 반응들도 찾아봤나.
▶악플을 보면 상처를 받을까 봐 원래 반응은 안 찾아보는데, '카지노'는 유튜브 클립을 보니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다 찾아보고 캡처도 했다.(웃음) 특히 파트 1 말미에 필립과 김소정의 공조부터 사망까지 그 스토리 라인을 신경 썼는데, 그 부분을 좋아해 주셔서 기뻤다.
-'출장 십오야'를 보니 적극적으로 참여하더라. 예능에도 관심이 있는지.
▶이전엔 크게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십오야'를 해보니 정말 즐겁더라. 기회가 주어진다면 여행 예능이나 '나 혼자 산다' 같은 예능에 한 번 나가보고 싶다. 편안한 상태의 내가 어떻게 보일지 궁금하다.
-'카지노'가 본인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배우 인생의 터닝 포인트인 건 당연하고, 애틋한 가족 같은 느낌이다. 부모님을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애틋함 감정이라고 할까. 내가 심적으로 방황하고 있을 때 방향을 잡아준 작품이다. 그런 고마움이 있어 더 감사한 작품으로 남을 듯하다.
-올해로 데뷔 15주년을 맞았다. 돌아보면 어떤가.
▶일단 스스로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당시에는 고민이 많았지만 정말 열심히 했었던 것 같다. 이제 '카지노'를 통해 방향성을 찾았으니 연기에 집중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앞으로의 계획을 알려달라.
▶올해 좋은 작품으로 인사드리겠다. 여전히 연기에 대한 갈증이 있다. 바쁘게 활동해보려고 한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