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수도 리야드를 “가장 살고싶은 도시”로 변신시키기 위해 또다시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미국 CNN의 2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 국부 펀드(PIF)는 지난 17일 수도 리야드 북서쪽에 새로운 도심지를 개발하는 ‘뉴 무라바(새로운 광장)’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뉴 무라바 프로젝트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사업으로, 주민 수십만 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수도 면적을 19㎢ 가량 확장하는 사업이다.
이 프로젝트의 중심에는 큐브형 건축물인 “무카브”가 있다. 가로·세로·높이가 각 400m에 달하는 무카브는 미국 뉴욕에 위치한 초대형 건물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20개가 들어갈 수 있는 규모다. PIF에 따르면 무카브는 2030년경 완공될 예정이다.
무카브에는 오락 시설, 주거 시설, 식당, 호텔, 상업 공간, 극장, 공연장, 체육관 시설 등이 대거 들어설 예정이며, PIF는 무카브가 건물 내부에 홀로그램 기술을 활용하는 등 “몰입적 경험(immersive experience)”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PIF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홀로그램 기술이 활용되어 무카브 내부의 풍경이 시시각각 바뀌고, 우주선 모양의 로봇이 날아다닌다. 공중에 거대한 바위가 떠다니는 등 유명 SF 영화에서나 볼 듯한 풍경이 보이기도 한다.
해당 프로젝트는 사우디아라비아가 통해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국가 이미지를 털어내고 미래지향적인 모습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동시에, 석유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를 다각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중동연구소의 안드레아스 크리그 연구원은 CNN에 “과거 사우디아라비아에 관해서는 인권탄압 등 부정적인 논의가 주를 이뤘다”며 “그러나 현재의 사우디는 미래지향적인 도시를 건설하고 있는 국가라는 이미지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자금 확보와 실현 가능성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사우디가 ‘중동 관광 허브’ 자리를 놓고 두바이, 카타르와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PIF는 아직 뉴 무라바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비용에 대해서 밝힌 바 없으며, 어떻게 자금을 끌어모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공개하지 않았다.
크리그 연구원은 “이 모든 것에 대한 자금은 아직 완전히 확보된 상황이 아니다. 사우디는 많은 양의 외국인직접투자(FDI)를 노리고 있으나, 원하는 만큼 확보되지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