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코미디언 황제성은 올해 초부터 새로운 '부캐'로 대박을 터트렸다. 영국가수 샘 스미스의 '언홀리' 퍼포먼스를 패러디한 '킹 스미스' 쇼츠 영상 여러 개로 무려 유튜브 누적 조회수 2000만뷰를 돌파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무엇보다 황제성은 '킹 스미스'의 '본체' 샘 스미스로부터 "덕분에 '언홀리'가 화제라는 소식을 들었다"며 직접 감사 인사 영상을 받아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황제성은 [코미디언을 만나다] 서른다섯 번째 주인공으로 최근 뉴스1과 만났다. 그는 "본체로부터 답장이 온 게 짱이었다"며 "그때가 약간 소름 돋았다"고 고백했다. 킹 스미스는 현재 그가 진행 중인 SBS 파워FM '황제성의 황제파워'(이하 '황제파워')의 청취자들의 요청으로 도전하게 된 부캐다. 청취자들은 황제성이 샘 스미스와 닮았다며 패러디를 제안했고, 황제성이 이에 응하면서 성공시킨 부캐이기도 하다.
황제성은 2007년 MBC 16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뒤 콩트를 통한 다양한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지난 2015년부터 출연하기 시작한 tvN '코미디 빅리그'(이하 '코빅')에서 현재까지 주축 멤버로 활약, 에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존슨 황부터 시봉이, 그리고 여전히 성대모사로 큰 웃음을 빵빵 터트리는 황경영까지 현재 개그계에서의 그의 활약은 독보적이다. 올해로 햇수로 데뷔 17년 차를 맞이한 황제성, 그를 만나 그만의 코미디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코미디언을 만나다】황제성 편①에 이어>
-현재 '코빅'에서 '진호야'와 '나의 장사일지' 등에 출연하며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다. '코빅'에 2015년 진출해서 지금까지 에이스로 꾸준히 활약해올 수 있었던 비결과 원동력은 무엇인가.
▶'사람은 좋아하는 일은 해야 하는구나' 싶다. 저는 무슨 일을 하든 두달 이상을 지속해본 적이 없다. 학원도 그렇고 어릴 때부터 뭐든 조금 하다 말고 하다 말고 했었다. 그만큼 꾸준히 하는 것들이 몇개 되진 않았다. 그나마 꾸준히 하는 것 중 하나가 코미디였다. 저도 그렇게 하다가 알았다. '내가 코미디를 정말 좋아하는구나' '이 일을 재밌게 즐기는구나' 하고 알게 됐다.
-코미디의 어떤 매력이 좋았나.
▶수학 같은 거다. 이런 공식을 만들었는데 사람이 웃어주면 그게 답인 거다. 노력했는데 그 답이 나왔을 때 보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그보다 저는 아이디어 회의 과정이 정말 재밌다. 무대에 있는 시간은 짧으면 3~5분이고 길면 40분에서 2시간일 때도 있는데, 희의가 더 재밌다. 농담하면서 아이디어를 찾아내는 과정이 정말 회식 분위기다. 술만 없을 뿐이다.(웃음) 매번 회의 때마다 재밌는 포인트도 다르다. 코미디든, 예능이든 다 즐거운 회의에서 나오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함께 하는 사람들도 중요해지는데 저는 인복이 많은 것 같다.
-'코빅'에 자리를 잡게 해준 동료들로는 최성민이 꼽힌다. 과거 '라디오스타'에 출연했을 당시에도 최성민이 황제성을 키웠다고 했다.
▶최성민은 자기만의 작은 세상에 살고 있는 재밌는 친구다. 어떻게 보면 반려묘 같은 친구다. 반려묘는 내가 집사와 살아주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나. 유재석 선배님도 본인이 누굴 키웠다고 안 한다. 우리 부모님도 그런 얘기는 안 하신다.(폭소) 최성민은 동료들이 키워준 거라고 써달라.
-MBC 개그맨 출신으로 '코빅'에서 자리를 잡는 과정은 어땠나.
▶신기한게 제가 개그 스타일을 바꾸지 않았다. MBC에서 했던 걸 그대로 했다. 코미디를 복제했다는 게 아니라 MBC의 성향, 제 스타일의 개그를 '코빅'에서 한 거다. '코빅'에서 계속 개그를 해오다 보니 '코빅'에선 빛을 봤다 해주시는 것 같다.
-'코빅'에서 코미디언으로서 도약의 계기는 언제였나.
▶'깝스' 때였다. 최근에 든 생각인데 저는 '깝스' 존슨 황캐릭터 이후로 여기까지 온 것 같다. 당시에 외국인 경찰 캐릭터를 했는데 (김)두영이형한테 제일 고맙더라. 당시 깝스는 두영이형이 많이 받쳐주는 모습이었다. 존슨 황은 두영이형이 할 캐릭터였는데 제작진의 제안으로 바뀌게 됐다. 두영이형은 당시에도 '제성이 네가 하니까 더 재밌게 할 수 있을 것 같아'라고 말해줬다. 요즘 정말 그 생각이 많이 난다. 두영이형에게 정말 고맙다.
-이외의 인생 캐릭터가 또 있나.
▶제 인생이 들어있고 돈을 벌어주면 인생 캐릭터다.(웃음) 황경영의 경우 집에서 짝꿍(아내)을 웃기려고 (문)세윤이한테 보여줬다가 세윤이가 너무 재밌다고 해서 시작됐다.
-코미디언들의 재능도 각기 다 다르다. 스스로는 개인기가 아쉽다고 했지만, 콩트에도 강하지 않나. 스스로의 강점은 뭐라 생각하는지.
▶저는 그걸 잘 모르겠다. 사람들이 (콩트를 잘한다고) 얘길 해주니까 잘하나보다 생각했다. 저는 섣불리 뭔가 판단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다. 제 장점이자 단점은 남의 얘길 잘 듣는 것인 것 같다. 남이 이게 더 나을 것 같다고 제시해주면 그걸 잘 받아들이는 한편, 귀가 너무 팔랑이기도 해서 문제다.(웃음)
-'나래바' 코너에서 많은 분장에 도전하기도 했다.
▶분장을 너무 많이 했다. '나래바'를 할 때는 분장에 거의 무딘 상태까지 갔다. 개그맨들이 대머리 가발 쓰는데, 그걸 뜯다가 머리카락이 계속 뜯겼다. 머리카락 부분이 뜯기면 계속 뜯긴다. 그걸 걱정한 단계는 이미 지나간 것 같다.(웃음)
-'코빅'은 장수 중인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이다. '코빅'이 장수할 수 있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리얼한 코미디여서 그럴 수 있는 것 같다. 현장감과 관객들 덕분에 만들어지는 캐릭터도 많다 보니 더 리얼한 코미디가 되기도 했다. 캐릭터를 뽑아내서 다른 플랫폼에서 론칭한다거나, 괜찮은 캐릭터를 재가공해서 다른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지 않나 한다.
-코미디언 황제성은 어떤 개그를 추구하나.
▶저는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 이런 생각을 한다. '나는 재미만 있다면 저기 올라 서는 순간 숨소리까지 다 거짓말 할 거야'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코미디언을 만나다】황제성 편③에 계속>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