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들 앞에서 이들의 표적이 되고 있는 비이재명계 의원들을 거론하며 "문자 폭탄, 댓글 폭탄을 보내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 과정에서 강성 당원들이 보내는 문자폭탄을 두고 "저에게 '찢'이라 하는 사람과 똑같은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전날 오후 진행한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 비명계로 분류되는 이소영 의원을 초청했다. 이 의원은 지난해 대선 당시 후보였던 이 대표 현장대변인을 맡았으나 이후 이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를 만류하는 고언을 해 개딸들의 비판 대상이 된 바 있다.
이 대표는 "다르다고 비난하고, 선 긋고, 싸우면 나밖에 안 남고 왕따가 된다"며 내부 결속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 의원과 대화 도중 "요새도 '수박'(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이 친문(친문재인)계를 비롯한 비명계를 비난하는 용어)이라고 문자를 보내는 사람들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 의원은 "이 대표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서 '수박 랭킹'을 매기는데 내가 1등에 올라 이해가 안 되고 억울했다"고 토로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지지층을 향해 "저한테 '찢'이라 하는 사람들이 있지 않나. 똑같다. 그 단어(수박) 이제 그만 썼으면 좋겠다"면서 "거기에 상처받는 분들이 너무 많다. 나도 상처받는데 그분들이 저한테 기분이 좋겠느냐"고 했다. '찢'은 '형수 욕설' 논란에 휩싸였던 이재명 대표를 조롱하는 표현이다.
이 대표는 "상대(국민의힘)의 작전은 이미 명확하다. 잘할 생각보다는 지배하기로 작정했고, 장애가 되는 것은 없앤다. 이게 기본 작전"이라면서 "그럼 우리 작전도 분명하다. 단합과 대오 유지가 제일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제 지지자들이) 지금도 문자폭탄을 하고 (문자폭탄 보낼) 명단을 만들고 이러는데 거기에 들어간 분이 누굴 원망하겠나? (저에게) 득이 아니라 실이 되는 것"이라며 "(문자폭탄으로) 단단하게 뭉치는 것 같아 보이지만 결국 공격을 받는 빌미가 되고, 다 떨어져 나가고 소수가 된다. 누구를 왕따 시키면 마지막에는 자기가 왕따가 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내년 총선에서 이기려면 지금은 균열 요소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년 총선 공천과 관련해서는 "지역에 새로 오신 분이 '나 이재명 대표가 보냈어'라고 말하고 다닌다는 소문을 들었다.
이 대표가 이처럼 강성 지지층의 자제를 촉구하며 당내 단합을 강조한 것은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 여부가 동료 의원들의 한표 한표로 결정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위례·대장동 사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조만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