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덮친 강진으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지진이 발생하기 전 전조 현상으로 추정되는'지진광'을 촬영한 영상이 SNS에 퍼지고 있다.
10일 SNS와 온라인커뮤니티에 따르면 지난 6일(현지시각) 새벽 튀르키예 지진이 시작될 무렵 촬영됐다는 38초 분량의 영상이 트위터에 올라왔다.
영상을 보면 한밤중 도시의 건물 사이로 벼락이 치듯 '번쩍' 빛나는 섬광이 보인다. 촬영자가 카메라를 옮겨 하늘을 비춰보니 마른하늘에 벼락이 치듯 푸른빛은 훨씬 크고 선명하게 보였다.
그리고는 점점 '우르릉'대는 정체불명의 소리가 커지고, 물건이 떨어지는 듯한 소리도 들렸다. 이후 전기가 끊긴 듯 도시 전체가 갑자기 암흑에 잠겼다. 깜깜해진 하늘에 여전히 푸른빛이 번쩍거리면서 영상은 끝이 난다.
이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이 현상이 '지진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진광은 대지진 때 지층끼리 강한 충돌이 일어나면서 발생하는 일종의 섬광이다.
지난 2017년 진도 8.1의 지진이 멕시코를 강타했을 당시에도 이번과 비슷한 현상이 목격됐다. 캐나다 퀘백에서는 1988년 11월 12일에는 지진이 발생하기 열흘 전에 강을 따라 보라~분홍빛 구체가 나타났으며, 페루 피스코 지역에서는 2007년 진도 8.0의 지진이 발생하기 전 CCTV에 섬광 현상이 촬영되기도 했다.
전문가는 지진광은 이론적으로 발생 가능한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NASA 에임즈연구센터의 프리데만 프룬드 수석 연구원은 내셔널지오그래픽과의 인터뷰에서 "지진광은 다양한 모양과 형태, 색깔을 가질 수 있다"며 "1600년대부터 65개 이상의 '지진광'이 목격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무암, 반려암 같은 특정 유형의 암석만이 '지진광'을 일으키기 때문에 드물게 목격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현상이 지진 전조 증상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과학자들 사이 의견이 분분하다. 지진광은 전 세계 지진의 0.5% 미만에서만 발생한다. 미국 지질조사국은 "어떤 물리학자들은 지진광이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지 의심하는 반면, 일부 보고서는 적어도 지진광이 존재한다고 분석한다"고 했다.
한편, 규모 7.8과 7.5의 두 차례 강진으로 인한 튀르키예(터키)와 시리아의 사망자 수는 9일(현지시간) 1만9000명을 넘어섰다. 이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사망자수(1만8500명)를 넘어서는 수치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지진에 따른 전체 사망자가 2만명을 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고,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지진 사망자가 10만명 이상이 될 가능성도 14%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