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필라테스 운동을 하던 여성이 거꾸로 매달린 상태에서 원장으로부터 머리카락 50㎝를 잘린 사연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원장은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고, 피해자는 여전히 공포에 떨고 있다.
지난 6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소름 돋는 필라테스 후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내용은 지난달 20일 SBS '궁금한 이야기Y' 제621회 방송으로, 최근 다시 재조명되고 있다.
방송에 따르면, 당시 메이크업 샵을 운영하는 피해자 오서은씨는 보디 프로필 촬영을 앞두고 필라테스를 배우고 있었다.
그러나 이날따라 필라테스 원장 민모씨의 태도가 어딘가 이상했다고. 민씨는 오씨에게 요가 해먹 위로 다리를 올려 매달리게 한 뒤, 안내데스크에서 무언가를 챙겼다.
민씨는 오씨의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쓰다듬더니 "머릿결이 참 좋으시네요. 자, 지금부터 원장님 머리를 자를 거예요"라고 말했다.
깜짝 놀란 오씨가 위를 올려다보자, 민씨 손에는 커다란 재단용 가위가 들려 있었다. 이윽고 순식간에 민씨는 오씨의 머리카락을 잘랐다.
거꾸로 매달려 있던 오씨가 저항을 못 하는 사이 민씨는 5차례에 걸쳐 머리카락을 서걱서걱 잘랐다.
오씨가 해먹에서 내려오자 민씨는 한 번 더 오씨의 머리카락을 싹둑 잘라버렸다. 불과 1분 만에 수년 동안 기른 오씨의 긴 생머리가 엉망이 됐다.
오씨가 "잘린 머리카락이라도 돌려 달라"고 요청했으나, 민씨는 이를 거절하고 느닷없이 화장실로 가서 잘린 머리카락에 물을 묻혔다.
결국 오씨는 그 자리에서 민씨를 경찰에 신고했고, 민씨는 그제야 변기에 빠뜨린 머리카락을 건네며 오씨를 문밖으로 떠밀었다.
오씨는 "'이 여자가 혹시 내 목이나 머리를 찌르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에 너무 무서웠다. 솔직히 그날 죽는 줄 알았다. 매일 꿈에 나온다"며 눈물을 흘렸다.
민씨가 이런 일을 벌인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두 사람이 친해지게 된 계기는 민씨가 오씨의 메이크업숍 손님으로 오면서부터다.
민씨가 오씨의 단골손님이 됐고, 오씨는 민씨에게 필라테스를 배우면서 가까워졌다. 그러던 어느 날 민씨는 SNS에 올릴 영상을 함께 제작하자고 제안했고, 오씨는 이를 수락하며 성심성의껏 도왔다.
문제는 민씨의 헤어스타일이었다. 오씨는 "민씨가 탈색을 많이 해서 (앞머리) 끝이 다 바스러졌다. 그럼 앞머리 연출이 힘드니까, 제가 그 바스러진 것만 자르면 안 되겠냐고 동의를 구했다. 그리고 머리를 잘랐다"고 설명했다.
이후 영상 촬영이 끝나고 민씨는 "너무 예쁘다. 이건 다 메이크업이 잘 돼서 그런 거다"라며 오씨를 칭찬했다.
그러나 민씨는 앞머리를 자르고 23일이 지난 뒤에야 돌연 '오씨가 앞머리 잘라준 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오씨의 머리카락을 마구 잘라버린 것이다.
오씨는 "저는 머리카락이 잘리기 전까지 제가 잘라준 앞머리가 마음에 안 든다는 걸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토로했다. 결국 오씨는 민씨를 폭력 혐의로 고소했고, 민씨는 폭행죄로 벌금 7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렇게 사건이 마무리되는 듯했지만, 민씨는 "오씨가 소문내서 생업인 필라테스 사업을 접게 됐다"며 오씨에게 1억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민씨는 "오씨가 자꾸만 피해자라고 주장하는데 오씨의 그 가벼운 입놀림으로 인해서 제가 얼마나 큰 타격을 입었는지 상상도 못 할 것"이라며 "오씨가 시댁 식구에게 다 알리겠다, 결혼식장 찾아가서 다 엎어버리겠다고 협박해서 결혼도 못 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앞머리 자르는 데 동의도 안 했는데 오씨가 그냥 잘랐다"며 앞머리와 길이를 맞추느라 뒤 머리카락도 다 잘라서 예정돼있었던 모델 일이 몽땅 취소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모델 업체 확인 결과, 외적인 부분이 달라져서 모델 계약이 취소된 것이 아닌 민씨의 성실도와 계약서에 없는 돈을 무리하게 요구한 점이 계약 취소 사유였다.
끝으로 오씨와 민씨 사이에서는 '합의금 지급 여부'를 두고 사기미수 재판이 열렸고, 그 결과 이번 재판에서도 오씨는 벌금 70만원 처분을 받았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