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밤 세종의 한 국도를 달리던 테슬라 전기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해 운전자가 다리에 심한 화상을 입은 가운데, 도로를 지나던 시민들이 차량에 화재가 발생한 것을 보고 운전자를 구조한 사연이 알려졌다.
10일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25분께 세종 소정면 운당리 국도 1호선을 달리던 테슬라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로 인해 차량은 전소됐다.
불은 해당 테슬라 전기차가 중앙분리대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데 이어 마주 오던 차량과 충돌한 뒤 시작됐다.
이 사고로 운전자 A씨(36)은 다리 등에 화상을 입고 인근 충남 천안의 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한편 해당 사고를 경찰과 소방에 신고한 뒤 직접 운전자 구조에 나섰던 B씨는 10일 새벽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고 난 차량 불나서 수습 도와주고 왔습니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B씨는 “퇴근길에 차 사고 나서 서행해서 지나치는데 불이 조금 붙어 있었다”며 “112, 119 신고 넣고 차에 소화기가 있어서 불 꺼주러 갔는데 안에 사람이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B씨는 “차 안에 사람은 살려달라고 소리 지르고 있고 에어백은 다 터진 상태에 불은 점점 커졌다”며 “성인 남성 4명이서 창문을 깨부수고 뒷자석 문을 열어서 뒤로 나오라고 하는데, 당황했는지 안전벨트가 안 풀렸다”고 말했다.
그는 “겨우겨우 A씨를 차량에서 꺼내고 동승자 없는 것을 확인하니 드라마처럼 차량이 폭발하더라”며 “불난 테슬라 차주분은 다리쪽이 다 탔더라. 그래도 목숨은 건졌으니 다행이라는 생각만 (든다)”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B씨는 “불난 차에 사람 살리겠다는 마음으로 창문 깨고 문짝 연 용감한 분들이 있어 대한민국은 아직 살만하다는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게시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꼭 용감한 시민상 받으셨으면 좋겠다” “영화같은 일이 벌어졌었다” “큰 일 해내셨다” “대단하다” “본인도 위험했을 텐데 큰 일 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날 소방 당국은 장비 17대, 인원 50명을 투입해 1시간 18분 만에 진화 작업을 완료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배터리에서 발화가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