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뉴스1) 강남주 기자 = 인천 공직사회에 출처 불명의 ‘워스트(worst) 간부 명단’이 나돌면서 인사철을 맞은 인천시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7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인천 공직사회는 ‘4급 워스트 여5명, 남5명’이라는 제목의 명단으로 떠들썩하다.
이 명단엔 4급 간부 10명의 이름이 마지막 자 한자만 가리고 공개돼 공무원들은 이를 보는 순간 누군지 알 수 있다. 여기에는 유정복 시장이 6·1 지방선거를 치를 때 ‘유정복 캠프’에서 활동했던 인물(개방형 직위)도 이름을 올렸다.
명단은 공무원들끼리 만든 사적 대화방 등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공무원들은 명단을 보고 ‘오를 사람이 올랐다’, ‘그럴 줄 알았다’ 등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다. 한편에선 “A 과장하고는 밥조차 같이 먹기 부담스러웠다” 등 이들을 지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나아가 명단이 유 시장에게 보고됐고 명단에 오른 간부들을 ‘다 사업소로 보내버린다’는 얘기도 돌고 있다.
이 명단의 출처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공직사회는 이 명단이 민선8기 들어 실시한 간부 공무원 ‘평판조회’ 결과라고 받아들인다.
인천시 인사부서는 앞선 지난해 11월1~3일 5급 이하 공무원들에게 ‘2~4급 간부 공무원’의 평판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2~3급을 평가하는 항목은 6개, 4급은 5개였으며 설문에는 본청과 사업소에서 근무하는 4500여명 중 950여명이 응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부서는 설문조사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상위자(베스트) 급수별 각 5명과 반대로 낮은 점수를 받은 하위자(워스트) 급수별 각 5명을 선정했다. 선정 결과는 당사자에게 개별 통보됐고 당사자 외에는 유 시장에게만 보고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그동안 같은 부서원들에게만 받았던 ‘다면평가’로는 간부들의 성품이나 능력을 제대로 평가하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새롭게 시도됐다. 제대로 평가해 인사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다.
그러나 목적과는 다르게 ‘간부공무원 지탄용’으로 쓰이면서 인천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설문조사는 그동안 과장급 이상 간부에 대한 전체 직원들의 의견을 듣는 계기가 없었기 때문에 실시한 것”이라며 “의도와 다르게 악용돼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명단이 설문조사 결과와 동일한지에 대해선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조만간 대규모 조직개편을 실시하고 2월6일 이에 따른 인사를 단행한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