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아파트 16층서 일어난 불씨 발견해 화재 막은 부부, 알고 보니 정체가...깜놀

2022.12.13 15:41  
쓰레기를 버리러 나왔다가 우연히 고층의 불씨를 발견한 소방관 이상윤씨. (채널A 갈무리)


(채널A 갈무리)


이상윤, 정소리 소방관 부부. (채널A 갈무리)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집주인도 모르던 불씨를 우연히 발견해 대형 화재로 이어질 뻔한 사고를 막아낸 소방관 부부가 화제다.

12일 채널A 뉴스에 따르면 지난 6일 오전 0시께 경기 하남시의 한 아파트 16층 베란다 대피공간에서 불이 났다.

이때 아파트 단지 내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쓰레기를 버리러 온 한 남성이 쓰레기를 정리를 마친 후 패딩 지퍼를 올리고 있었다.

지퍼를 올리며 자연스레 남성의 시선이 위로 향한 순간, 남성은 고층에서 피어나는 검은 연기와 불티가 날리는 것을 발견했다.

이를 발견한 남성은 이날 비번이던 서울 송파소방서 소방관 이상윤씨였다. 이씨는 곧바로 119에 신고를 하며 불이 난 곳으로 급하게 뛰어갔다.

이씨가 주민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화재현장 쪽으로 올라가는 사이, 잠옷 차림으로 헐레벌떡 뛰어나온 아내 정소리씨도 주민들에게 화재 위치를 알리며 대피를 도왔다.

아내가 당황하지 않고 이 같이 행동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 역시 같은 소방서에서 근무하는 소방관이었기 때문이다. 정씨는 "(남편과) 17층 거주자 대피 확인됐다, 18층 거주자 확인됐다 하면서 전화를 무전하듯이 했다"고 설명했다.

부부가 주민을 대피시킨 후 이씨가 화재현장에 돌아갔을 때 불은 더 번지고 있었고 이씨는 안전장비도 없이 불을 꺼야 했다. 정씨도 주민을 다 이동시킨 후에야 자신의 3세 아이를 데리고 마지막으로 대피했다.

이씨는 "소방관이기 때문에 몸이 먼저 움직였다. 다른 소방관도 똑같이 행동했을 거다"라고 말했다.

아파트 관리소장은 "집주인은 불이 난 지 몰랐다더라. 다치신 분이 없어 부부에게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찰나의 우연이 기가 막히다. 저분이 패딩 지퍼를 올리지 않았다면, 소방관이 아니었다면, 생선 굽겠거니 했다면 어땠을까", "와! 아기를 마지막으로 데리고 나갔다니…", "저 큰 아파트 창문 하나에서 불씨를 발견한 게 너무 대단하다. 내가 봤으면 보고도 무심코 지나쳤을 듯" 등의 반응을 남기며 소방관 부부의 몸에 밴 직업정신에 박수를 보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