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택시대란’을 해소하기 위해 야간 택시할증이 확대 적용된 첫날인 지난 1일 밤, 여의도 일대에는 빈 택시가 길가에 줄을 서는 풍경이 펼쳐졌다. 반대로 택시를 잡기 위해 서성이는 인원을 찾기 어려웠다. 실질적으로 택시요금이 올라가자 부담을 느낀 시민들은 귀가를 서둘렀기 때문이다. 이처럼 서둘러 귀가하는 시민들이 늘어난 동시에 택시 공급도 늘면서 '택시대란' 해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10시부터 '택시운송사업 운임 요율 조정안'을 적용해 서울 택시 심야할증 시간이 2시간 앞당긴 오후 10시부터 시작된다. 기본 20%인 택시요금 심야 할증률도 '피크 타임'인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 최대 40%까지 오른다.
지난 1일 오후 11시 30분께 5호선 여의도역 5번출구 앞에 마련된 서울시가 운영하는 '임시승차대'에는 빈 택시 20여대가 약 400m 줄을 섰다. 야간 할증 첫날에 택시 기사들이 몰리고, 평일 및 추운 날씨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노란색 형광 조끼를 입은 승차지원단은 형광봉을 들고 교통정리에 나섰다.
임시승차대는 원활한 택시 탑승을 위해 승차지원단이 택시와 승객을 1대1로 매칭을 도와주는 방식으로 지난 1일부터 오는 23일까지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 운영된다. 심야 승차난이 심한 강남, 여의도 등 서울 11개소에 설치됐다. 운영 시간은 오후 11시30분부터 다음날 오전 1시30분까지다. 또 임시승차대에서 승객을 태운 택시 기사에게 건당 최대 1만5000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10년간 택시를 몰았다는 정모씨(52)는 "임시 승차대에서는 (인센티브에) 이제 가까운 거리라도 무조건 가게 된다" 며 "골라 태울 수도 없고, 야간 할증 등 기사들을 나오게 할 정책이 이어지면 택시대란 같은 말이 많이 없어지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또 다른 택시 기사는 이번 기회에 영업시간을 옮겼다. 택시기사 강모씨(49)는 "평소에는 아침에 나와서 저녁에 들어가지만, 오늘은 오후 4시에 출근했다"며 "앞으로도 계속 저녁에 나올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코로나19 유행 이전에는 야간에 택시를 몰았지만, 직전 2년은 낮에만 운행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시민들은 택시 할증이 부담스럽다는 반응이었다. 서울 노원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씨(26)은 "야간 할증이 부담돼 저녁 자리를 일찍 마쳤다"며 "다가오는 연말 약속도 조금 일찍 만나서 12시 전에 끝낼 계획이다"고 말했다.
직장인 임모씨(29)는 이날 서울 중구 명동에서 경기 판교까지 귀가하며 택시를 이용했다. 11시에 택시를 탄 그는 야간 할증 40%가 붙는지 알지 못했다.
한편 서울시는 야간 할증제와 임시승차대 운영 외에도 야간에 택시를 추가로 공급하기 위해 지난 10월 10일 개인택시 가·나·다 3부제와 9·라 특별 부제 등 부제를 한시적으로 폐지하는 등 연말 택시 대란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일각에서는 연말 야간 택시 부족 현상을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