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부산에서 발생한 귀갓길 ‘묻지마 폭행’ 사건의 범행이 담긴 CCTV가 공개됐다. 피해자는 CCTV사각지대로 끌고 간 남성의 성범죄에 대한 의심을 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JTBC는 부산에서 일어난 묻지마 폭행 사건의 CCTV를 공개하며, CCTV 사각지대에서 일어났을지도 모를 가해자의 추가 범행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A씨는 지난 5월 22일 오전 5시쯤 부산 부산진구 서면에서 버스킹을 하고 귀가하던 B씨를 길에서 지나쳤다. 당시 A씨는 B씨가 자신을 째려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며 B씨의 오피스텔 엘리베이터까지 뒤쫓아갔다.
A씨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휴대전화를 보고 있던 B씨를 향해 발로 머리를 돌려 찼다. A씨는 B씨가 쓰러진 이후에도 5차례 더 발로 폭행했고, B씨가 의식을 잃은 것을 확인한 후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인 오피스텔 복도로 끌고 갔다. 이후 A씨는 현장에 돌아와 B씨의 떨어진 소지품을 챙겨 사라졌다.
A씨는 주민들이 나타나자 곧바로 달아났고, 8분 뒤 다시 CCTV에 모습을 나타냈다. B씨는 오피스텔 주민의 신고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약 8주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외상성 두개내출혈과 오른쪽 발목의 완전마비 등을 진단받았다. 여기에 B씨는 기억상실 장애까지 얻어 사건에 대한 기억을 잃어 오로지 CCTV와 정황 증거에 의지하고 있는 상태다.
A씨는 도주 후 자신의 여자친구 집에 숨어 있다가 범행 사흘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강도상해 등의 전과 4범으로 출소한 지 석 달째인 누범 기간으로 확인됐다.
최근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 김태업)는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고, A씨를 숨겨준 혐의(범죄은닉 등)를 받는 A씨의 여자친구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살해할 고의는 없었으며 당시 술에 만취해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피해자 B씨는 ‘12년 뒤, 저는 죽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올려 가해자 A씨에 대한 엄벌을 호소했다.
B씨는 “1심이 끝나갈 때 검찰은 20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12년으로 형을 확정했다”라며 “8년이나 줄어든 이유는 범인이 폭행을 인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CCTV에 다 찍혀있는데 부정을 어떻게 하나”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또 B씨는 “12년 뒤 다시 나오면 고작 40대”라며 A씨의 재범을 우려했다. 이어 “사회악인 이 사람이 평생 사회에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A씨에 대한 추가 범행 의혹이 제기됐다. CCTV 사각지대에 있었던 8분 동안 성범죄를 저지른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B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을 때 바지 지퍼가 열려 있었다는 이야기를 언니로부터 들었다”라며 “언니는 속옷을 안 입었냐고 물어봤었고 바지를 끝까지 내리니 속옷이 오른쪽 종아리에 걸쳐져 있었다”고 말했다.
A씨는 검거 직전 여자친구의 스마트폰으로 ‘서면강간’, ‘서면강간미수’, ‘서면살인’, ‘서면살인미수’ 등을 검색한 사실이 확인됐다. 하지만 A씨는 “성범죄는 말도 안 된다”며 “피가 나는 걸 보고 술이 어느 정도 깼는데 거기서 제가 그랬으면 진짜 XXX이지 않겠습니까”라며 뻔뻔한 변명을 늘어놓으며 성범죄를 저지른 의혹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한편 A씨는 자신에게 내려진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지만 검찰은 형이 가볍다는 이유로 항소한 상태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