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1차선에서 튀어나온 역주행 킥보드, 택시기사는..

2022.11.24 04:25  
[파이낸셜뉴스] 도로를 역주행 전동킥보드 때문에 급제동한 경찰차를 들이받은 택시 기사의 억울한 사연이 전해졌다.

22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는 '전동킥보드 때문에 경찰차를 박았습니다. 어떻게 해야 되나요'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이 영상에는 지난 9월 12일 밤 12시 20분께 서울의 한 도로에서 일어난 사고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을 보내 조언을 구한 택시 기사 A씨는 늦은 시간 손님을 태우고 왕복 6차선 도로를 주행 중이었다. A씨의 차 앞에는 경찰차가 달리고 있었는데 A씨의 차량과 경찰차는 모두 건널목을 막 지난 뒤 2차선에서 1차선으로 진입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앞선 경찰차가 갑자기 급제동을 했다.

경찰차 왼편 중앙분리대 쪽으로 킥보드 한 대가 역주행하며 불쑥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이로 A씨는 경찰차를 들이받고 말았다.

이 사고로 A씨의 차량에 타고 있던 승객이 다치고 경찰차가 일부 손상됐다. 킥보드는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그대로 도주해버렸다.

A씨에 따르면 경찰은 당시 사고 현장에서 킥보드 운전자를 조사해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나중에는 범인을 찾기 어려워 A씨에게 "사건을 정식으로 접수해 수사의뢰 하라"고 말했다. A씨는 한 변호사에게 "구상권 청구를 하려면 수사의뢰를 해야 되겠죠?"라고 물었다.

하지만 영상을 본 한 변호사는 "전동킥보드 운전자 인적사항이 파악돼야 구상권 행사를 할 수 있다"고 말하며 "킥보드는 번호판도 없는 데다 얼굴도 안 보이고, 얼굴이 보여도 어디 사는 누구인지 찾기 어렵다. 경찰에 사건을 접수하는 건 현실적이지 못한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

사고 때문에 보험료 할증이 발생해 스트레스가 심하다는 A씨는 "수사 의뢰를 하게 되면 제가 벌점과 범칙금을 받게 되는 상황"이라며 "게다가 경찰에선 어두운 밤에 사고가 난 거라 수사를 한다고 해도 킥보드 운전자를 찾기 어려울 수 있다고 한다.
어차피 제가 안전거리 미확보로 추돌을 했고 피해자들의 보험처리가 완료됨에 따라 여기서 마무리를 해야할지 모르겠다"며 한탄했다.

다만 A씨는 "경찰에서도 적극적인 태도로 피해 구제할 수 있는 노력을 기울였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이번 사고로 안전거리의 중요성을 느끼고 항상 조심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게됐다"고 말했다.

한 변호사도 경찰의 대처에 대해서는 "사고가 났을 때 킥보드를 즉시 잡았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제보자 본인에게 벌점과 범칙금이 부과될 수 있으니 정식 접수는 안 하는 게 더 득이 될 것 같다"고 조언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