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자회사들의 탄탄한 영업과, 금리 상승 효과를 톡톡히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버크셔는 늘 토요일에 실적을 발표한다.
영업이익은 버크셔가 보유한 애플,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같은 주식 투자 평가이익이나 손실이 아닌 버크셔 자회사들의 영업실적을 나타낸다.
영업이익 20% 급증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버크셔는 주로 에너지, 유틸리티 업체들의 영업실적 호전 속에 경기둔화 흐름 속에서도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20% 증가한 77억6100만달러에 이르렀다.
보험부문 투자 수익이 1년전 11억6100만달러에서 이번에 14억800만달러로 늘었다.
유틸리티, 에너지 부문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14억9600만달러에서 15억8500만달러로 확대됐다.
그러나 보험사 가이코, 철도업체 벌링턴노던 산타페(BNSF)는 본업에서 경기둔화 여파로 재미를 못 봤다.
가이코 등 보험사 보험영업은 9억6200만달러 손실을 기록했고, 철도 부문 순익도 15억3800만달러에서 14억4200만달러로 줄었다.
이자로만 5600억원 챙겨
버크셔는 막대한 보유 현금으로 상당한 이자 수익을 챙겼다.
1년 전보다 약 세 배 많은 1090억달러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버크셔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끌어올리고, 이에따라 미 국채 수익률이 폭등하는 가운데 이자로만 3·4분기에 3억9700만달러(약 5600억원)를 챙겼다.
버크셔는 이자 수익이 "주로 단기 금리상승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버크셔 현금은 주로 단기 미 국채와 은행 예금, 머니마켓펀드(MMF) 등에 투자돼 있다. 이들 단기 현금성 자산들은 연준의 급속한 금리인상 속에 금리나 수익률이 급격히 뛰었다.
연초만 해도 제로금리 수준이던 연준 기준금리가 2일 0.75%p 금리인상으로 지금은 3.75~4%가 됐고, 내년에는 5%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버핏이 팬데믹 이후 주식시장 폭등세 속에서도 주식 투자에 소극적인 한편 보유 현금을 크게 늘린 것이 결국 확실한 수익을 내고 있다.
주식 투자, 101억달러 평가 손실
버크셔가 보유한 애플 등 주식 평가액은 3·4분기 중에 101억달러 쪼그라들었다. 올 전체 평가손이 639억달러에 이른다.
버크셔 투자 포트폴리오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애플만 해도 올해 다른 기술주들에 비해 비교적 낙폭이 작다고는 하지만 최근 하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올해 전체로 22% 넘게 급락했다.
BOA 역시 가치주가 주식시장에서 그나마 나은 성적을 거두는 와중에도 17% 넘게 하락했다.
대신 버크셔 주식은 큰 손해를 보지는 않았다.
버크셔 보통주(A주)는 올해 낙폭이 4%에 그쳤다. 4일에는 43만2000달러(약 6억1000만원)로 마감했다.
올들어 시황을 가장 잘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20% 하락한 것에 비해 버핏의 버크셔는 탄탄대로를 달린 셈이다.
한편 버크셔는 막대한 보유현금을 동원해 자사주를 계속 사들이고 있다.
2·4분기 10억달러어치를 사들인데 이어 3·4분기에도 11억달러어치 자사주를 매입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