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찢어진 꽃 장식 달린 원피스, 한 짝만 남은 신발, 깨진 안경…
서울 용산구 원효로 다목적 체육관에 지난 31일 마련된 '이태원 사고 유실물센터'에는 현장에서 수거된 얼룩진 유실물들이 혼란스러웠던 참사 당시 순간을 그대로 머금고 있다.
현재 센터에는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수거한 옷 250여벌, 가방 120여개, 신발 300여켤레, 각종 잡화, 지갑, 전자제품 등 1.5톤에 달하는 유실물이 보관돼 있다.
체육관 한쪽에는 외투·맨투맨·청바지 등 일상복부터 핼러윈 코스튬까지 당시 현장에서 수습된 옷들이 펼쳐져 있다. 최대한 형태를 알아볼 수 있도록 펼쳐놓았지만 많은 옷이 찢기거나 흙투성이 상태다.
강당 바닥 한쪽에는 검은 흙먼지를 뒤집어쓴 신발들이 놓여있다. 짝을 잃고 덩그러니 한 짝만 남겨진 것들도 60여 개나 됐다. 압사 사고 특성상 사고 현장에 있던 이들이 서로 발을 밟으며 벗겨진 것으로 보인다.
얼굴에 쓰는 안경과 가면도 20여 개 수거됐다. 희생자들이 서로 끼어 충돌했던 당시 상황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태원 사고 유실물센터는 오는 11월6일 오후 6시까지 24시간 운영한다. 유족과 부상자 또는 가족들은 이곳에서 유품과 분실물을 찾아갈 수 있다.
다만 현장에서 수거한 신분증과 휴대전화는 용산경찰서 형사과에 별도로 보관 중이다. 또 귀중품은 신분증을 확인하는 신원 확인 절차를 거쳐 찾아갈 수 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