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열차 일등석 예매했는데 노약자석 배정, 노인이..

2022.10.25 14:11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일등석 예매하자 우대석 배정받았습니다. 60대 노인 자리 안 비켜줬는데, 제가 잘못했나요?"

최근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는 이 같은 제목의 사연이 올라왔다. 영국에 거주하는 32세 여성이라고 밝힌 글쓴이 A씨는 지난 21일 기차에서 겪은 일을 공유하며 누리꾼들에게 잘잘못을 따져달라고 했다.

글에 따르면 A씨는 이날 런던에서 애버딘까지 가는 기차를 이용했다. 그는 "7시간의 여정이었다. 2주간의 해외 출장에서 돌아온 다음 날이라서 지쳐 있었고, 일할 수 있는 공간과 편안함을 위해 값이 비쌌지만 미리 일등석을 예매했다"고 밝혔다.

영국 일부 기차 일등석은 '개별 좌석'이 있어 다른 사람이 옆이나 반대편에 앉지 않는다. 구매자가 온전히 혼자서 일등석을 누릴 수 있으며 작은 테이블도 달려 있다. A씨가 예매한 좌석은 이와 같았다.

이후 A씨는 기차에 탑승했고, 배정받은 좌석을 확인했을 때 '우대석'임을 뒤늦게 알았다. A씨에 따르면, 이 우대석은 고령 또는 장애 등으로 인해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한 객실 맨 끝에 있는 좌석이다.

그는 정당하게 일등석을 구매했기 때문에 이 우대석에 앉았다. 이때 A씨를 뒤따라 탄 한 60대 노인이 A씨 머리 위에 있는 '우대석' 표지판을 가리키며 "나는 노인이니까 자리를 비켜달라"고 말했다.

이에 A씨가 "난 일등석을 구매했고, 어르신께서 자리를 찾으려면 직원과 얘기하셔야 한다"고 말하자, 노인은 "일등석이 만석이고 다른 좌석도 없다"고 했다.

당당했던 A씨는 노인에게 사과하면서도 "내 자리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자리를 비켜주지 않았다.

A씨는 "이 노인은 기차표는 구매했지만, 특정 좌석을 구매한 건 아니었다"며 "영국에서는 '오픈 티켓'이 있으며 좌석을 예약하지 않은 경우, 당신은 어떤 기차로도 여행할 수 있지만 빈자리가 없으면 좌석을 보장받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기차 안내원이 와서 "빈자리가 있다면, 두 사람 중 한 명이 이등석으로 이동하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다. 그러나 A씨는 "난 이미 일등석을 구매했고, 이 좌석을 배정받았다"면서 거절했다.

A씨는 "나머지 일등석 승객들 역시 좌석 교체를 거절했고, 안내원이 노인을 이등석으로 데려갔다. 아마 노인은 그곳에 자리를 잡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기분이 나빴지만, 다른 사람이 미리 좌석을 예매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 또한 불편함을 느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A씨의 잘못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일등석에 앉기 위해 기꺼이 비싼 값을 지불했는데 다른 좌석으로 쫓겨나는 건 옳지 않다", "노인은 무료 좌석 업그레이드(상향조정)를 원한 것", "영국 기차에는 일등석 공간 외에 이등석 구간에도 우대석이 있을 텐데 왜 일등석 우대석을 요구하냐", "나는 귀찮아서 좌석 예약을 하지 않았을 때 빈 좌석이 나올 거라는 기대도 안 한다", "환불해주는 것도 아니고 인센티브도 안 주는데 왜 옮겨야 하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특히 일각에서는 기차 회사를 비난했다. 누리꾼들은 "우대석을 가장 비싼 값에 팔고, 그 좌석을 구매한 사람을 이등석으로 옮기려고 하는 게 말이 되냐", "우대석을 따로 판매해야 한다", "우대석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에게 판매하는 행태가 이상하다", "우대석은 진정으로 필요한 사람이 예매할 수 있게 놔둬야 한다" 등 의견을 남겼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