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최근 여행 기분을 한껏 내려다 부적절한 옷차림과 행동으로 현지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사례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벌금을 물리는 등 이를 단속하는 관광지가 늘고 있다.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인 남태평양 섬나라 쿡제도에서는 관광객들에게 "적절하게 옷을 입어달라"고 간곡히 요청했다.
25일 뉴질랜드 매체들에 따르면 쿡제도 관광공사는 소식지를 통해 일부 관광객들의 옷차림에 다수의 주민들이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고 밝혔다.
관광공사는 소식지에서 "관광객들이 공공장소, 특히 마을이나 교회 등에서 적절하게 옷을 입어 풍속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관광객들은 적어도 파레오(직사각형의 긴 천을 치마처럼 휘감아 입는 의복)라도 하나 가지고 다니며 해변이나 수영장 근처가 아닌 곳에서 수영복을 입었을 때는 몸을 가려야 한다"며 "누드나 가슴을 내놓고 일광욕을 하면 주민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쿡제도 공식 트위터 계정에도 며칠 전 이와 관련한 글이 올라왔다.
트위터에서는 "작은 천국(쿡제도)에서 당신은 가족"이라며 "그러나 다른 모든 가족과 마찬가지로 집안에서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고 했다. 이어 "단정한 옷차림을 존중해달라. 그게 어려우면 멋진 파레우나 전통 의상 등 현지인처럼 옷을 입어라"라고 요청했다.
쿡제도는 오세아니아의 폴리네시아에 위치한 나라로, 뉴질랜드와 자유연합 관계에 있다. 영국 탐험가 제임스 쿡이 1773년 발견해 자신의 이름을 붙인 곳으로, 영국에 이어 뉴질랜드의 통치를 받다가 1965년에 자치정부가 수립됐다. 면적은 약 240㎢로 경남 통영시와 비슷하고 인구는 2019년 기준 2만여 명에 불과한 소국이지만, 2018년 이곳을 찾은 관광객 수는 16만8000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 있는 관광지다.
한편 여행 기분을 한껏 내려다 부적절한 옷차림과 행동으로 현지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사례들은 드물지 않다. 지난 20일 이탈리아 아말피의 성 안드레아 대성당 계단에서 빨간 천 하나로 몸을 가린 채 누드사진을 찍던 영국인 3명이 공연음란죄로 체포됐다.
이에 앞서 지난 7월 이탈리아 남부의 대표적인 관광도시인 소렌토시도 상의 탈의나 비키니 등 수영복만 입고 거리를 돌아다니는 관광객에게 앞으로 25유로(약 3만5000원)~최대 500유로(약 70만원)의 과태료를 물리겠다고 발표했다. 소렌토시는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조례안을 확정하며 "노출이 심한 차림으로 거리를 돌아다니는 것은 주민들에게 불쾌감을 주고 소렌토의 품위를 저해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