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대학의 한 교수가 수년 전 시험 중 학생으로부터 압수했던 ‘커닝 펜’을 공개해 화제다. 총 11자루의 볼펜 몸통에 바늘로 새겨진 글씨가 빼곡한 모습은 스페인은 물론 한국에도 뒤늦게 알려지며 다양한 반응을 낳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최근 스페인 남부에 위치한 말라가 대학의 법학부 요란다 데 루치 교수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커닝 펜에 대해 보도했다.
루치 교수는 ”사무실을 정리하면서 몇 년 전 한 학생에게 압수한 우리 대학 유물을 발견했다. 펜에 새겨진 것은 형사소송법이다“라고 설명했다. 루치 교수는 자신이 압수한 커닝 펜이지만 이에 대해 ”예술이다(Que arte!)”라며 감탄했다.
루치 교수가 트위터에 게시글을 게재한지 몇 시간 후 커닝 펜을 만든 주인공의 친구라고 주장하는 한 트위터 이용자는 루치 교수가 올린 트윗에 답글로 또 다른 커닝 펜의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커닝 펜’을 제작한 친구를 잘 알고 있다”며 “익명을 요구한 친구가 사진 공개를 허락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커닝 펜을 제작한 주인공이 샤프펜슬에 샤프심 대신 바늘을 끼워 펜에 정답을 새겨 넣기 쉽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요란다 교수는 “지금 학생들은 버튼만 누르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세계에 살고 있어 컨닝을 하려고 이런 짓은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마치 역사적 유물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소식을 접한 스페인 누리꾼들은 “만드는 시간이 공부하는 시간보다 더 들었겠다” “오히려 하나의 공부 법 같다” “나도 과거에 비슷한 일을 한 적이 있다” “영화에 나올 것만 같다” “박물관에 있어야 할 물건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국 누리꾼들 역시 이를 보고 “만들면서 외웠겠다” “커닝이 아니라 시험에 예술을 접목시킨 것” “저 정도면 그냥 점수 줘라” “저 노력으로 공부를 했으면” 등의 반응을 보였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수습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