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알몸에 스프레이를 뿌리자 순식간에 근사한 드레스 한 벌이 완성됐다. 파리 패션위크에서 선보인 '스프레이 옷'에 대한 이목이 쏠리고 있다.
4일(현지시간) CNN은 지난달 30일 열린 파리 패션위크 최고의 순간 중 하나로 패션 브랜드 '코페르니'의 쇼를 꼽았다.
이날 코페르니 쇼 마지막 무대에서는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스프레이 옷'이 등장했기 때문. 이 옷을 입은 이는 유명 모델 벨라 하디드로, 그는 한 손으로 가슴을 가리고 속옷만 입은 채 무대에 올랐다.
하디드가 무대 가운데 서자 스프레이 총을 든 두 명의 남성이 등장했다. 이들은 하디드를 향해 하얀 액체를 분사했고, 이 액체는 흡사 거미줄처럼 보였다.
약 10분 후 하얀 액체가 하디드의 온몸을 덮자, 코페르니 디자인 책임자인 샬롯 레이몬드가 무대로 올라와 거미줄처럼 엉킨 것을 정리하고 준비한 가위로 하단에 트임을 만들었다.
속옷 차림의 하디드는 어느새 화이트 오프숄더(맨어깨) 드레스를 입은 모습으로 변신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관객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알고 보니 이 혁신적인 액체의 정체는 섬유 물질로, 2000년대 초반부터 개발됐다.
이 기술을 소개한 영국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 물질은 스프레이 안에서는 액체 상태를 유지하다가 피부나 다른 표면에 닿는 순간 섬유로 바뀐다.
사용하는 섬유의 종류와 결합제에 따라 다양한 재질의 제품을 만들 수 있다. 게다가 원액으로 되돌릴 수 있는 친환경 물질이다.
코페르니의 공동설립자 세바스티앙 메이어는 "이 드레스는 일반 드레스처럼 보관하고 옷걸이에 걸어둘 수 있다"면서 "더 이상 원하지 않으면 드레스를 액체에 담갔다가 필요할 때 다시 뿌려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CNN은 이 하얀 액체로 완성된 드레스에 대해 "실크나 면처럼 보였지만 만지면 부드러우면서도 탄력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한편 이 드레스는 판매되지 않고 코페르니 쇼룸(체험전시실)에 전시될 예정이다.
코페르니의 CEO이자 공동 설립자인 아르노 베일랑은 "우리는 이것으로 돈을 벌지 않을 것이다. 다만 패션을 발전시키는 데 열정을 갖고 있기 때문에 혁신을 축하하고자 이 순간을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