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침묵을 깨고 해트트릭을 달성한 손흥민(토트넘)에게 한 영국 기자가 '조용한 세리머니(뒤풀이)'는 '여왕의 서거' 때문이냐고 묻자, 손흥민이 솔직하면서도 적절히 센스있는 대답을 내놔 누리꾼들의 칭찬이 쏟아지고 있다.
18일 손흥민은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스터 시티와의 2022-2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8라운드 홈경기에서 3골을 넣으며 6-2 완승을 이끌었다.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그는 3-2로 앞선 후반 14분 히샬리송 대신 그라운드를 밟았고, 후반 28분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올 시즌 첫 골을 뽑아냈다.
앞선 8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치다가 이 골로 마음의 짐을 던 손흥민은 후반 39분 멋진 왼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두 번째 골을 넣었다.
기세가 오른 손흥민은 2분 뒤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의 패스를 받아 한 골을 더 추가하며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이날 세 골을 터뜨리는 동안 손흥민은 줄곧 비교적 차분한 모습으로 침묵 세리머니를 이어갔다. 첫 번째 골이 터진 후 손흥민은 땅을 쳐다보기도 하며 가만히 서 있는 모습을 보였고, 두 번째 골을 넣은 후에도 그는 입술에 손가락 갖다 대며 침착한 세리머니를 이어갔다. 해트트릭 달성 후에는 손가락 세 개를 펼쳐 보이긴 했지만 그는 여전히 침묵을 지켰다.
경기가 끝난 후 영국의 스포츠 매체 '풋볼 런던' 기자는 손흥민에게 "조용한 세리머니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와 관련이 있냐"고 물었다.
이에 손흥민은 "여왕께요? 아니요. 저는 여왕을 생각한 건 아닙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여왕의 서거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슬펐다. 여왕은 항상 자리를 지키고 계셨기 때문에 영원히 그 자리에 계시리라 생각했다"며 애도를 표했다.
손흥민은 그의 조용한 세리머니에 대해서 "그저 인생의 중요한 사람들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같은 팀 영국 국대 주장이랑 다른 선수들도 다 골 넣고 세리머니 하는데 적절히 컷 하고 대답 잘했다", "와 역시 손흥민. 솔직하게 잘 말한 듯. 나 같으면 분위기에 밀려서 그런 것도 있다고 했을 텐데", "솔직한 데다가 여왕에 관한 얘기도 잘 정리해서 대답했다" 등 손흥민의 센스를 칭찬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