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숨진 중학생 아들이 차에 갇힌 어머니를..." 포항 모자의 애절한 사연

2022.09.08 08:50  
[파이낸셜뉴스]
제 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경북 포항시 남구 소재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 물에 잠겨 주민 7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숨진 중학생 아들인 김군이 차문을 열어 차에 갇힌 어머니를 빼낸 것으로 드러났다.

김군의 유가족 중 자신을 매형이라고 밝힌 남성에 따르면 사고 당일인 지난 6일 김군은 자신보다 먼저 지하 주차장에 차를 빼러 간 어머니를 뒤따라 나섰다.

이후 김군은 급격히 불어난 빗물에 차 문을 열지 못하고 차 안에 갇힌 어머니를 발견해 운전석 문을 열어 어머니의 탈출을 도운 것으로 전해졌다.

그 동안 지하 주차장에는 물이 가슴 높이까지 차올랐고, 체력이 떨어져 밖으로 나가기 어렵다고 판단한 어머니가 "너만이라도 살아야 한다"고 설득해 김군을 밖으로 내보냈다. 자신은 어깨가 불편하고 수영을 못하기 때문에 다른 주민들에게 짐이 될까 염려스러웠기 때문이다.

이에 김군은 어머니와 헤어지며 주차장에서 "엄마, 사랑해요.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했다고 한다.

김군이 출구 쪽으로 사라진 뒤 홀로 사투를 벌인 어머니는 지하 주차장에 갇힌 지 14시간 만인 6일 오후 9시 41분께 소방 수색 대원에 의해 구조됐다. 밖으로 나온 어머니는 구조 당시 저체온 증상을 보였지만 “너무 추워, 너무 추워”라고 말할 정도로 의식이 또렷했고 두 팔로는 몸을 꼭 감싸고 있었다고 전해진다.

김군은 3시간여 뒤인 7일 오전 0시 35분께 지하 주차장 뒤편 계단 인근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으며, 어머니는 구조 약 12시간 뒤 중환자실에서 일반실로 옮겨졌다. 하지만 자신의 곁에 아들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큰 충격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시청의 한 공무원은 연합뉴스에 "모친 김씨가 지금도 '내가 왜 여기에 있냐, 내 아들은 어딨느냐'라며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하며 안타까워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수습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