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교수가 지명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물러나면서 인선 과정이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군다나 박 교수는 최고위원으로 지명되기 나흘 전인 지난 1일 이 대표가 광주에서 진행한 타운홀 미팅의 사회자를 맡았다. 그 이후 호남 몫 지명직 최고위원 후보군으로 거론됐고 4일 지도부 간담회를 거쳐 최고위원으로 내정됐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6일 MBC와의 라디오 인터뷰에서 "광주 전남의 민심을 받아들여서 거기에 있는 오랫동안 시민사회 영역에서 활동했던 분들을 추천받았고 그 중 한 분이 박 교수였다"며 "(박 교수가) 고심 끝에 수락하기는 했었는데 수락한 이후 여러 얘기가 있었던 것 같다"고 후문을 전했다.
그런데 박 교수는 5일 오후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해관계 당사자가 아니어서 있는 그대로 얘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학자로서 소신 있게 발언하겠다"고 말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당내에서는 박 교수가 사퇴할 생각이 없고 휴직없이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당내에선 "국정감사를 앞두고 전남대 측이 부담감을 느꼈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사실상 여야 전면전이 시작됐는데 국립대 교수가 야당 최고위원이 되면 여당이나 교육부가 가만히 있겠느냐"라며 "최고위원이 되었다면 연구비부터 제자 논문까지 죄다 파헤쳐 공세를 퍼부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박 교수가 개인적 문제가 불거져 그만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박 교수의 급작스러운 사의로 민주당은 6일 저녁 다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서은숙 부산시당 위원장과 전남대 출신 임선숙 변호사를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새로 지명했다. 각각 영·호남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박 교수 대신 호남권 인사로 지명된 임 변호사에 대해 "호남 지역 대학 출신 최초의 여성 사법시험 합격자"라며 "광주여성민우회장으로 광주 지역 신망이 높다. 호남 지역과 여성 시민의 모습을 당에 반영하겠다는 의지의 표시"라고 설명했다. 두 지명자는 민주당 당무위 인준 절차가 끝나는 대로, 향후 2년간 이 대표와 함께 민주당을 이끌게 된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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