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파키스탄에 쏟아진 기록적인 홍수로 인더스 강이 범람하며, 강 하류인 남부 신드 주에 둘레 100㎞가량의 커다란 호수가 만들어 졌다.
2일 CNN에 따르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위성사진으로 홍수 전후를 비교했을 때, 강이 가늘게 흐르던 농지가 거대한 호수로 변한 것이 확인된다.
파키스탄은 6월 중순부터 폭우가 이어지면서 사망자 1162명, 부상자 3554명이 발생했다. 이재민은 3300만명에 이르렀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최근 수인성 전염병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이재민 3300만명 가운데 약 50만 명은 구호캠프에 수용됐지만, 대부분 도로와 고지대 등 노천의 간이 주거시설에서 생활하며 콜레라, 이질, 장티푸스 등 온갖 전염병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현지 언론은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앞으로 4∼12주 후엔 약 5백만 명이 병에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고 전했다.
파키스탄 기상부에 따르면 올해 몬순은 이미 1961년 관측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신드주의 강우량은 평년의 6배에 이른다. 파키스탄에서 우기인 '몬순'은 한 달은 더 가야 끝나 앞으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파키스탄 기후변화부 장관 셰리 레흐만은 지난달 28일 "파키스탄 일부가 작은 바다처럼 변했다"면서 "이 재앙이 절정에 달할 즈음에는 파키스탄 3분의1이 물속에 잠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홍수의 원인으로 기후 변화를 지목하고 있다.
미국 프린스턴대 기후 과학자인 마이클 오펜하이머는 전 세계적으로 심한 호우가 갈수록 극심해진다며 "파키스탄의 산들은 구름이 지나갈 때 습기를 더 뽑아내게 된다"고 말했다. 셰리 레흐만 파키스탄 기후변화부 장관은 "파키스탄은 극지 이외 지역 가운데 가장 많은 빙하가 있는 곳"이라며 이것들이 녹으면서 우리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