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슈퍼카 차주 170명, 수갑찬채 줄줄이 연행..왜?

2022.08.31 07:02  

[파이낸셜뉴스] 러시아에서 최고급 슈퍼카를 몰던 차주 170여명이 한꺼번에 경찰에 체포되는 일이 발생해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현지 시각)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이들은 부를 과시하는 '카퍼레이드'행사에 참여했으나, 해당 행사가 불법성 집회인데다 '지나친 부의 과시'라는 이유로 체포된 것이다. 실제로 이번 행사의 입장권은 4200파운드(약 660만원)였으며 애프터 파티까지 예정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람보르기니, 롤스로이스 팬텀, 페라리스, 포르쉐 등 약 170대의 슈퍼카 차주들은 자신의 슈퍼카에 '성공한 사람들'이라는 스티커를 붙인 채 도심을 질주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시작 직전 경찰이 들이닥쳤고 슈퍼카를 몰고 온 차주 수십 명을 체포했다. 이 중 7명은 15일 구금 명령을 받았고, 대부분의 차량은 현장에서 압수됐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된 영상에는 수갑을 찬 차주들이 고개를 숙이고 허리를 굽힌 채 경찰에게 끌려가는 모습이 나온다.



러시아 경찰은 "해당 행사가 불법성 집회인데다 '지나친 부의 과시'"라며 "주최 측이 행사 개최를 허가받지 않은 상태에서 강행했다"고 체포 이유를 밝혔다. 현지법은 단체회의·집회·시위 및 질주 등의 집단행동을 제한하고 있다.

이에 대해 행사 주최자인 암호화폐 재벌 알렉세이 히트로프는 "러시아 엘리트들의 교류와 친목을 위해서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라며 "러시아 당국에 사전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외신에 따르면 경찰에 붙잡힌 이들 중에는 막심 릭스토프 모스크바 교통부장의 아들인 오스카 릭스토프 또한 포함됐지만 연행되지 않고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 억만장자와 그들의 자녀들이 부를 과시하는 모습에 분노를 터뜨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푸틴 대통령은 과거 "소련 당시 일부 사람들 사이에서는 부를 자랑하기 위해 앞니를 금으로 씌우는 게 유행했다"며 "지금 부자들이 람보르기니 같은 값비싼 차를 사는 것은 앞니를 금니로 바꾸는 행동과 다를 바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푸틴 정부가 들어선 이래로 소수 정치인의 부는 엄청나게 증가했으며, 푸틴 자신 또한 밝혀진 것보다 훨씬 더 부유하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얼마 전에는 푸틴 소유로 추정되는 저택들의 사진이 유출되기도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