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뉴스1) 김명규 기자 =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저 경호가 22일부터 강화된 가운데 경호처가 사저에서 300m가량 떨어진 지점에 검문소를 설치했다. 경호·경찰인력이 크게 늘었으며 마을에 출입하는 외지인에 대한 신분을 확인하며 마을의 분위기는 한층 삼엄해졌다.
22일 오전 문 전 대통령의 사저에서 약 300m 떨어진 곳에 검문소가 새로 생겼다. 경호 관계자에 따르면 검문소는 이날 오전 8시쯤 경찰과 협의해 마을 앞 모 식당과 카페 가까운 도로에 설치했으며 앞으로도 이곳에서 검문소를 계속 운영할 방침이다.
마을에는 '여기는 경호구역입니다. 교통관리와 질서유지에 적극 협조 바랍니다'라고 적혀 있는 입간판과 현수막 등도 곳곳에 설치됐다.
검문소에서는 경호원들이 출입하는 외지인과 차량을 세우고 신분과 방문 목적 등을 물었다. 잠재적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는 도구나 과격한 문구가 적힌 펼침막 등도 마을 내 반입이 안된다.
검문소를 지나 100m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평산마을 회관 앞에도 경찰 3~4명이 서 있었다. 경찰은 "경호처의 검문소와는 별개로 경찰이 경계를 서는 것"이라며 "수상하거나 위험요인이 될만한 사람이 없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기동대 2개 중대 140여명을 평산마을에 배치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호가 강화되면서 시위와 집회가 연일 열리던 사저 앞 도로는 한층 조용해졌다. 도로 갓길에 펼쳐져 있었던 문 전 대통령 비판 현수막 등 시위도구도 사라졌다.
다만 보수성향 유튜버 2~3명이 사저 앞 도로에 있었는데 한 유튜버는 개인 방송을 하다 경호원에게 다가가 "문 전 대통령이 민의를 이런 식으로 무시해도 되는 거냐"며 경호 강화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날 오전 8시20분쯤에는 사저 앞 도로에서 보수 유튜버 1명이 방송을 하다 경호처 직원들에 의해 제지된 후 경호 구역 밖으로 퇴거조치 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이번 조치는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대경법)’에 의거한 것으로 22일 0시부터 효력이 발생했다.
경호처는 경호구역 확장과 함께 경호구역 내에서는 검문검색, 출입통제, 위험물 탐지, 교통통제, 안전조치 등 경호경비 차원의 안전 활동을 강화한다.
경호구역이 확장돼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로 보장된 집회나 시위를 막지는 못한다. 단 욕설, 비방, 모욕 등은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판단돼 경호처에서 즉각 제재할 수 있다.
평산마을 주민인 신한균 도예가는 "아침에 마을을 둘러보니 훨씬 조용해졌다"면서도 "욕설이나 큰 소음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경호 강화와는 별개로 사저 앞에서 시위는 계속 할 수 있다고 하니 주민피해가 해소될지는 계속 두고볼 일"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