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대학가에 따르면 국민대 교수들의 과반 이상이 김건희 논문 검증을 반대한 것이 오히려 김 여사의 논문의 표절 의혹을 더욱 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국민대 안팎의 비판이 다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대 교수회 측은 김 여사 논문 재조사 결과에 따른 대응 방안을 두고 교수회 회원들을 상대로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를 지난 19일 오후 늦게 발표했다. 지난 16일부터 이날 오후 6시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번 투표엔 전체 회원 406명 중 314명이 참여했다.
'교수회가 자체적으로 김건희씨 박사학위논문 검증위원회를 구성해 검증을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반대가 193명(61.5%)으로 찬성 121명(38.5%)보다 높았다.
자체 검증을 할 경우 박사학위논문만 검증해야 한다는 의견엔 105명(57.4%)이 동의했다. 반면 학교 본부가 검증한 4편을 모두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엔 78명(42.6%)이 표를 던졌다.
학교 측에 '익명화를 전제로 김 여사의 박사학위논문 재조사위원회 판정 결과보고서와 회의록을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엔 찬성이 152명(48.4%), 반대가 162명(51.6%)으로 나타났다. 참가자의 과반 이상이 공개에 반대한 것이다.
앞서 국민대는 지난 1일 김 여사의 논문 표절 재조사 결과 박사학위 논문을 포함한 3편은 '연구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고, 학술논문 1편은 '검증 불가'라고 판단했다.
교수회 검증 통과에 어려울 것이라는 불안감..표절 피해자 "김여사 사과해야"
논문 표절의 피해자임을 주장하는 구연상 숙명여대 기초교양학부 교수는 김 여사의 사과를 계속 요구하고 있다.
구 교수는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여사 논문 문제를 상술하고 사과를 요구하는 자신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구 교수는 표절 논란 논문에서 김 여사가 인용표기 없이 내용을 인용한 원논문 저자다. 구 교수는 여러 매체를 통해 김 여사 논문이 명백한 표절이라 국민대의 '연구부정 없음' 판단은 부당하며, 따라서 김 여사의 사과와 피해 복구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구 교수는 "나는 2022년 8월 1일 전까지 한국 학계의 논문 검증 시스템을 믿었고, 명백한 표절 논문이 '표절 아님'으로 판정되리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며 "국민대의 '틀린 결론' 앞에서 내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9월1일부터 마주하게 될 나의 수강생들의 얼굴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나는 그들에게 '표절은 악행이다'라고 가르쳐야 하고, 리포트나 기말논문에서 표절을 저지른 수강생은 그 고의성에 따라 점수를 깎거나 0점 처리를 해야 한다"며 "그런데 만일 수강생 가운데 누군가 '교수님, 영부인의 표절은 되고, 제 표절은 왜 안 되죠?'라고 묻는다면, 나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여사 논문 의혹 더 커질 것...숙명여대 석사학위 추가제보 접수
이런 가운데 숙명여대가 김건희 여사의 석사학위 논문과 관련해 추가 제보를 접수,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숙명여대 졸업생 모임인 민주동문회는 지난 19일 "어제(18일) 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로부터 정식으로 제보가 접수됐음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숙대 민주동문회는 그간 학교 측에 김 여사의 석사논문 표절 여부를 검증해달라고 요구해왔다.
앞서 숙명여대는 지난 3월 김 여사의 석사논문에 대한 예비조사 결과 '본 조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숙명여대 연구윤리진실성위 규정에 따르면 예비조사는 30일 이내 완료해 위원회 승인을 받은 뒤 30일 이내에 본조사위를 꾸려야한다.
하지만 대학 측은 예비조사 이후 5개월간 본조사를 미뤄오다 지난 18일에야 민주동문회 측에 표절 제보가 정식으로 접수됐다고 통보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