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작가는 15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서 "문 전 대통령이 하얼빈을 추천했다. 어떠셨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알고 있다. 저는 저의 글을 다른 사람이 읽는 걸 보면 참 고맙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그렇다. 그런데 문 전 대통령께서 읽으시고 또 추천까지 해주셨다니까 참 두려운 마음이 든다"고 답했다.
김훈 작가는 "문 전 대통령 말씀은 제 소설을 칭찬한 것이라기보다는 거기 그려진 안중근의 모습 그리고 동양평화를 절규하면서 순국하신 그 뜻이 오늘날 동양의 현실에서 더욱 절박하게 다가온다는 쪽에 역점이 실린 말씀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광복절 연휴에 읽으면 좋을 소설로 '하얼빈'을 추천했다. 문 전 대통령은 "작가는 하얼빈역을 향해 마주 달려가는 안중근과 이토 히로부미의 여정을 대비시키면서, 단지 권총 한 자루와 백 루블의 여비로 세계사적 폭력과 야만성에 홀로 맞섰던 한국 청년 안중근의 치열한 정신을 부각시켰다"며 호평했다.
김훈 작가는 이날 방송에서 안중근 의사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쓰게 된 이유도 밝혔다. 그는 "대학교 다닐 때, 안중근 신문조서를 읽었다"며 "안 의사가 체포된 후 일본 검찰에서 조사를 받고 재판받는 과정에서 일본 법관들이 기록한 문서인데 기록을 봤더니 그 시대를 지배하고 있는 제국주의의 양육강식과 악과 억압에 대해서 저항하는 젊은이들의 아름답고 강력한 모습이 그려져 있더라. 그때 충격이 너무 커서 그걸 간직하고 있다가 글로 쓰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때 얻은 충격을 50년 동안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었다. 물론 그러면서 조금씩 자료를 수집하고 구상을 하긴 했었다"며 "그러다가 50년이 지난 올 봄에 겨우 완성했다"고 밝혔다.
김 작가는 "안중근 의사에 대한 소설이나 보고서를 보는 책들은 많이 나와 있다.
김훈 작가는 "안중근은 자기의 당대 현실, 자기가 처한 시대를 들여다보고 이 시대의 문제와 모순이 무엇이고 여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스스로 터득하신 분 같았다"며 "현실을 보면서 배우고 현실을 보면서 어떤 길로 가야 되는지를 스스로 터득하고 몸으로 부딪히면서 실천해서 길을 열어나간 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