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50대 4차접종 첫날 모습 "옆에서 열이 난다는 사람을 보면서..."

2022.08.01 17:21  
50대 연령층과 18세 이상 성인 기저질환자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이 시작된 18일 오전 울산 남구보건소에서 한 시민이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2022.7.18/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50대 연령층과 18세 이상 성인 기저질환자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이 시작된 18일 오전 울산 남구보건소에서 한 시민이 백신을 접종한 뒤 이상반응을 체크하고 있다. 2022.7.18/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권진영 기자 = 50대 이상 연령층과 기저질환자를 대상으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이 1일 시작됐다.

"재유행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반응과 "부작용이 걱정되는 백신을 1년에 네번 맞는 것은 위험하다"는 우려 속에 의료기관은 대체로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뉴스1>이 이날 둘러본 서울 소재 이비인후과·내과·가정의학과 10곳에서는 백신 접종을 위해 대기 중인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병원이 문열기 전부터 6~7명 줄서 기다리는 곳도 있었다. 그러나 1, 2차 접종 때보다는 다소 한산했다.

이날 4차접종을 한 50대들은 '코로나19 재유행'을 이유로 꼽았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의 이비인후과에서 만난 박모씨(57·여)는 "안 맞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다"며 "4차접종을 하러 병원에서 기다리는데 옆에서 열이 난다는 사람을 보면서 확진자가 늘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공덕동의 또 다른 이비인후과 앞에서 만난 정모씨(57)도 "이왕 맞은 김에 끝까지 맞자는 생각이 들어 4차접종을 하러 왔다"며 "3차례 접종에서도 이상반응이 없어 4차 사전예약을 서둘렀다"고 말했다.

4차접종을 받으러 왔다가 발길을 돌리는 사례도 있었다. 손녀와 함께 도봉구의 내과를 찾은 김모씨(55·여)는 "내가 코로나에 걸리면 당장 손녀를 돌볼 수 없어 밤새 고민하다 백신을 맞으려 했다"며 "그러나 3차 접종 후 응급실을 들락거린 남동생이 생각나 병원까지 왔다가 생각을 바꾸었다"고 털어놓았다.

주부 임모씨(53·여)는 "백신을 맞았는데 코로나에 걸리거나 반대로 안맞았는데 안걸리는 사례를 많이 봤다"며 "휴가 때 가족과 제주도로 가기로 했는데 유행 상황을 더 지켜보고 접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4차 접종에 대한 의견이 엇갈렸다. 한 네티즌은 "감염 예방효과가 거의 없어도 중증 예방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백신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뿐 아니라 면역력이 약한 노인층, 어린이, 임신부 등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접종을 주장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수영장, 페스티벌(축제), 공연장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이 많은데 4차접종을 권고할 게 아니라 그런 사례를 자제하게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예방효과가 큰 개량 백신이 나오면 4차접종을 고려해보겠다"고 적었다.

전문가들은 현재 유행하고 있는 BA.5 변이 등은 전파력이 매우 높고 가족 단위 감염을 부르기 때문에 초기 치료에 집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바이러스는 짧으면 3개월, 길면 6개월마다 변이가 생긴다"며 "백신접종뿐 아니라 확진자가 제때 치료할 수 있고 치료제를 복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50대와 18세 이상 기저질환자, 장애인·노숙인 생활시설 입소·종사자 대상 4차 접종이 1일 시작됐지만 50대 사전접종 예약자는 전체 대상자 700만8410명 중 13.2%인 92만1923명에 그쳤다. 전체 대상자 10명 중 1명만이 사전예약을 한 것이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