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50억' 곽상도 아들의 한마디 "건강악화 위로 차원으로..."

2022.07.20 19:14  
곽상도 전 의원. 2022.2.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온다예 기자 =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퇴사 당시 받았던 성과급 50억원에 대해 "회사 수익이 반영된 금액이라 생각했다"며 문제될 것은 없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곽 전 의원의 아들 병채씨는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 심리로 열린 곽 전 의원과 남욱 변호사,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밝혔다.

대학교에서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한 병채씨는 대학원을 자퇴한 뒤 2015년 6월 화천대유에 입사했다. 2015년 말 회사를 그만뒀다가 이듬해 4월 복직한 뒤 2021년 3월 최종 퇴사했다.

화천대유는 2020년 6월 병채씨와 5억원의 성과급 계약을 체결했다가 병채씨의 업무실적 등을 반영해 2021년 3월 50억원으로 변경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이 2015년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꾸릴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그 대가로 아들을 통해 퇴직금·성과급 등 명목으로 50억원(실수령액 약 25억원)의 뇌물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이날 검찰은 병채씨가 성과급 50억원을 받은 경위에 대해 추궁했다.

병채씨는 "2021년 3월 중순쯤 당시 박모 상무가 회사를 들어오라고 해서 들어갔더니 성과급 변경계약서를 보여줬다"며 "(금액에 대한) 합의는 없었고 계약서를 본 뒤 서명했다"고 말했다.

검찰이 "일방적으로 박 상무가 50억원으로 변경된 금액을 보여준 것이냐"고 묻자 병채씨는 "네"라고 답했다.

병채씨는 "(액수를 보고) 많이 놀랐다"면서도 액수가 변경된 이유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질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이 "많이 놀랐다고 했는데 50억원을 왜 주는지 물어봐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재차 묻자 병채씨는 "생각보다 회사에서 수익이 많이 날 것을 알고 있었고 다른 임직원이 변경성과급 계약을 체결한다는 것도 소문으로 알았다"고 말했다.

또 "김만배 회장이 B1블록(대장동 사업 시행부지 중 한 곳)에서 나는 수익을 임직원에게 돌려주겠다고 했고 그 수익이 성과급에 반영됐겠거니 생각했다"며 "이 외에도 회사에서 자체 분양한 아파트 차익이나 저의 개인적인 성과 그리고 제 건강이 나빠졌던 부분에 대한 위로도 포함됐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병채씨는 성과급 50억원에 대해 아버지인 곽 전 의원과 어머니는 물론 아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님에게) '말씀드려야지' 하는 생각 자체를 못했고 말씀드릴 이유는 없었다"며 "지난해 (대장동 의혹 관련) 언론보도 이후 아버지가 먼저 물어보셔서 (성과급에 대해)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검찰은 성과급이 계좌에 들어온 당일 곽 전 의원과 통화한 이유에 대해서도 물었지만 병채씨는 "어머니의 건강 상태와 관련해서 이야기했고 통화 시점에는 성과급이 들어왔다는 것도 인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병채씨가 화천대유에 입사한 계기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물었다.

병채씨는 2015년 5~6월쯤 곽 전 의원에게서 "김만배씨가 부동산개발사업을 하는데 사람을 구한다고 하니 생각있으면 한번 알아보라"는 제안을 받은 뒤 인터넷 검색을 통해 화천대유 측에 연락했고 지원공고대로 채용절차를 밟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회사 정보를 검색할 당시 화천대유라는 사명은 잘 알지 못했고 김씨와 관련이 있는 회사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지원했다고 말했다.

한편 병채씨의 증인신문에 앞서 발언 기회를 얻은 곽 전 의원은 "반대신문할 기회도 제공받지 못한 채 정영학 회계사 녹취록 일부가 증거에서 배제됐는데 통탄할 일"이라며 "증거 없이 영장범죄사실, 공소사실에 기재된 것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나은행 관계자에게 로비했다지만 하나은행 관계자는 전혀 모른다"며 "아들이 다니던 회사에 관여하지 않으려고 담을 쌓고 있었고 나름대로 원칙을 지키며 살아왔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