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최근 동탄의 한 아파트에 '워터파크'가 개장되며 큰 공분을 샀습니다. 입주민 A씨가 무단으로 아파트 공용공간에 대형 에어바운스 수영장을 설치하고 입주민 항의에도 곧바로 철거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가 됐는데요.
A씨는 물놀이장을 철거했으나 이 과정에서 아파트 공용잔디, 배수구 등에 손해를 끼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입주자 대표회의는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른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고 A씨는 사과문을 올리며 배상을 약속했습니다.
한편으로는 해당 세대가 합의를 거부한다면 제재를 가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기도 하는데요. 비슷한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걱정도 됩니다. 오늘 백서는 공동주택의 공용공간 분쟁에 대해 알아보려 합니다.
우선 관련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점유시간이 짧고 자가 철거를 해 처벌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적용이 가능한 법에는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의 제19조 2항이 있는데요.
시행령에서는 "입주자 등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려는 경우에는 관리주체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2호에서 명시한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10조제1항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에서 공용부분에 물건을 적재하여 통행·피난 및 소방을 방해하는 행위"를 적용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데요.
쉽게 말해 동의받지 않고 공용공간에 수영장을 설치해 통행시설을 막았기 때문에 화재예방에 지장을 줬다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국토부 관계자에 의하면 이러한 경우 지방자치단체가 시정명령을 내리게 되고 이에 따르지 않는다면 1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고 합니다.
다만 해당 사례는 지자체가 개입한 상황이 아니고 A씨가 자발적으로 철거를 했기 때문에 과태료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그렇다면 손해배상 청구는 어떨까요. 입주자 대표회의 공고에는 손해배상 청구에 대한 변호사 자문을 진행 중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는데요.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정리한 관리규약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관리 규약에서 정상적인 범위 내에서 공용공간을 사용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 있다면 이를 바탕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법행위로 볼 수 있는지는 여전히 애매모호하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배수구가 대량의 물로 인해 막혔고 잔디가 손상됐다는 점은 인과관계를 살펴봐야겠지요.
부동산 전문인 김예림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는 "어떤 근거로 청구할 것인가가 문제"라며 "점유시간이 짧았고 손해액을 입증하는 것이 어렵다보니 손해배상을 구상하기가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입주민으로서는 황당한 일을 겪어도 속수무책으로 당해야 하는 것인지 반문이 나올 수밖에 없는데요. 이번 경우는 어렵더라도 국토부 관계자가 언급한 시행령이 답이 될 수 있습니다.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공용공간에 대한 관리규약을 세밀하게 정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앞으로도 공용공간의 사적 점유는 계속해서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대처 방안을 기억해두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