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반 고흐 초기 자화상 발견.. '농부 여인' 뒤에 137년간 숨어있었다

2022.07.15 06:20  
[파이낸셜뉴스] 후기 인상파의 거장인 빈센트 반 고흐의 초창기 자화상이 137년만에 발견됐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에든버러의 스코틀랜드 내셔널갤러리가 소장품 반 고흐의 1885년 작 '농부 여인의 초상' 뒷면에서 반 고흐의 자화상을 확인했다. 이 작품은 에든버러에서 활동하던 변호사 알렉산더 메이트가 1960년 기증한 작품이다.

스코틀랜드 내셔널갤러리는 반 고흐 작품 전시회를 준비하던 중 이 작품에서 수상한 이미지를 발견하고 엑스레이(X-ray)로 촬영한 결과 그 뒤에 숨어 있던 남성의 이미지를 발견했다.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목에 느슨하게 목도리를 묶었으며 수염이 난 얼굴로 강렬하게 응시하는 그림 속 남성은 반 고흐의 자화상 이미지였다.

반 고흐는 자신의 자화상 위에 판지를 접착한 뒤 뒷면에 농부 여인의 상반신을 그린 것으로 보인다.

네덜란드의 반고흐미술관도 X-레이에 비친 남성의 그림이 반 고흐의 자화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1883년부터 본격적으로 그림에 정진한 고흐는 1890년 사망할 때까지 모두 35장의 자화상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에 새로운 자화상이 확인됨에 따라 존재가 확인된 반 고흐의 자화상 수는 36장으로 늘게 됐다.

반 고흐의 자화상 중 상당수는 그가 프랑스 파리에 체류했던 1886년부터 1888년 사이에 제작됐다. 이번에 발견된 자화상은 현존하는 자화상 중에서도 초창기 작품에 해당한다.

스코틀랜드 내셔널갤러리는 향후 자화상 위의 판지를 제거하고 작품을 복원할 예정이다.

내셔널갤러리 관계자는 "반 고흐는 생전 그림 그리는데 들어가는 돈을 절약하기 위해 종종 캔버스를 재사용했다"며 "고흐의 자화상은 그가 파리로 이주한 후 프랑스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을 접한 시기에 제작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영국 내셔널갤러리의 프랑스 미술 수석 큐레이터인 프랑시스 파울은 "이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희귀한 발견이자 스코틀랜드를 위한 놀라운 선물과 같다"며 "당장 판지를 뜯어내고 싶지만, 접착제 층은 매우 조심스럽게 제거해야 하며 이는 복잡한 작업이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코틀랜드 내셔널갤러리는 이달 말부터 열리는 전시에서 기술을 이용해 새로 발견된 고흐 자화상의 엑스레이 이미지를 공개할 예정이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