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광주남부경찰서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조양과 아버지 조모씨(36), 어머니 이모씨(35)의 몸에서 수면제 성분이 검출된 사실을 구두로 경찰에 전달했다. 다만 수면제 복용량이 치사량에 이르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당초 경찰은 이들이 바닷속에 한달가량 잠겨 있었던 탓에 체내에서 수면제 등 약물 검출이 어려울 것으로 봤으나 정밀 분석 결과 수면제 성분이 나왔다. 수면제의 종류 등 구체적인 분석 결과는 시간이 더 지나야 나올 예정이다.
경찰은 또 조양 가족 차량의 사고기록 장치와 블랙박스 분석 결과 조양 부모가 극단적 선택을 짐작케 하는 대화를 나눈 사실도 확인했다. 조양 아버지는 사고 직전 "이제 물이 찼다"며 몇 마디 언급한 뒤 시속 35㎞로 차량을 몰고 바다로 향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만조를 확인하고 나서 뒤늦게 부부가 수면제를 복용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조양 부모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로 심경을 정리한 듯했고 더 특별한 내용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의 최종 부검 결과는 이달 말쯤 나올 예정이다. 경찰은 "차량 감정 결과 및 경찰청에 의뢰한 휴대폰 2대의 디지털 정보 포렌식 결과가 나오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조양 가족이 5월 30일 오후 11시께 승용차로 완도군 신지면의 한 펜션에서 나간 뒤 순차적으로 휴대폰 신호가 끊긴 사실을 확인하고 수색 작업을 진행했다. 국립해양조사원에 따르면 조양의 휴대폰 전원이 꺼진 5월 31일 0시 40분에 완도항 인근 해역의 해수면 높이는 287㎝로 만조 때였다. 경찰은 조양 아버지가 사고 직전 인터넷을 통해 '물때'를 검색한 점에 비춰 사고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또 차량 블랙박스 분석을 통해 조양 가족 차량이 송곡항 방파제 주변에 1시간 정도 머물렀던 사실도 파악했다. 사고 당시 조양은 뒷자리에서 잠들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광역시의 한 초등학교 5학년인 조양과 그의 부모는 5월 19일부터 6월 15일까지 제주도 한 달 살기 체험을 하겠다며 학교에 교외 체험학습을 신청했다.
수색에 나선 경찰은 엿새 만인 지난달 28일 완도항에서 동쪽으로 2.9㎞ 떨어진 송곡항 방파제 앞바다에서 조양 가족의 차량을 찾았다. 이튿날 인양된 차량에서 조양 가족은 숨진 채 발견됐고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시신 부검과 블랙박스 분석을 진행 중이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