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아내 몰래 주식투자한 불법체류자 47세男, 들켜서 말다툼하다가...

2022.06.18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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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 = 발단은 '주식'이었다. 2017년 중국 국적의 A씨(당시 47세)는 10만 위안 정도(약 2000만원)를 중국 주식에 투자했다. 아내 B씨(50대) 모르게 2~3년 전부터 은행 계좌에 입금한 종잣돈이었다.

전라남도 순천시 소재의 농장 관리인으로 일하던 그의 투자는 물거품이 됐다. 주식에 베팅한 돈은 손실로 돌아왔다.

비밀은 유지되지 못했다. 올해 1월 농장 컨테이너에서 그 사실을 알게 된 B씨는 주방에 있던 흉기를 들고 A씨를 향해 "너와는 못살겠다"고 소리첬다.

29년을 함께 살았던 그들의 싸움엔 과거 집안 어른의 발언까지 언급됐다. B씨는 "아내가 한국에서 일해 보내준 돈으로 다른 여자를 만날 놈"이라는 취지로 한 자신의 아버지 얘기를 꺼냈다. B씨가 "그 말이 맞았다"며 한탄했을 때 A씨는 이미 이성을 잃은 뒤였다.

그는 B씨에게서 흉기를 빼앗아 휘둘렀고 아내는 쓰러져 숨졌다. 순식간에 벌어진 끔찍한 사건이었다. A씨는 죄책감이 아닌 두려움이 앞섰다. 그는 범행이 발각될까봐 숨진 아내를 은폐하기에 이르렀다.

A씨는 2009년 8월 관광목적으로 입국한 뒤 기간이 만료돼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살고 있었다.


검찰이 공소장에 적시한 그의 죄명은 살인과 사체은닉이었다. 광주법원 순천지원 제1형사부는 재판에 넘겨진 그에게 "중대한 범죄"라며 징역 25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유족이 받았을 정신적 충격과 고통이 극심할 것이 명백하고 현재까지 피고인은 유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며 "범행 경위나 내용, 결과에 비춰 죄질이 극히 불량하고 비난 가능성도 크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