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박지원(80) 전 국정원장이 2년 만에 방송 마이크를 잡았지만 입담은 여전했다. 이번에는 국정원 X파일로 정치권을 들었다 놨다 했다.
박 전 원장은 1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국정원의 존안자료(인물에 대한 각종 정보), 이른바 X파일 대부분이 '카더라' 식이지만 공개되면 이혼당할 정치인이 상당할 것이라고 의미있는 말을 했다.
이처럼 뒷조사, 소문을 수집해 놓은 X파일은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으니 폐기해야 하는게 맞다고 주장했다.
박 전 원장은 "과거청산을 역대 정부가 너무 많이 했고 충분했다"며 "아직도 우리 사회에 보면 과거에 대해서 증오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 전 원장은 "과거는 과거대로 묻고, 역사 속에 묻고 나와야 된다"며 그 차원에서 "국정원 X파일이라는 불행한 역사를 남겨놓으면 안 되니 여야가 특별법을 제정해서 폐기해야 된다고 했는데 아직 못하고 있다"고 입맛을 다셨다.
X파일에 대해 박 전 원장은 "국정원에는 박정희 시절부터 박근혜 정부까지 60여 년간 정치인, 기업인, 언론인 등 우리 사회의 모든 분들의 존안자료를 만들어서 보관하고 있다"면서 "공소시효가 7년이기에 (법으로 다룰 수 있는 것은) 박근혜 정부 2년"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일체 X파일을 생성하지 않았다는 박 전 원장은 "그 내용을 보면 다 카더라, 소위 증권가 정보지에 불과한 내용들"이라고 사실보다는 소문으로 상대를 겁박할 그런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즉 "정치인이 '어디 어떻게 해서 돈을 받았다 하더라', '어떤 연예인하고 섬싱이 있다더라'는 내용"이라는 것이다.
박 전 원장은 "제가 국회에서 '만약 공개하면 의원님들 이혼당합니다'라고 했더니 하태경 국민의힘 정보위 간사가 자기는 그렇게 안 살았다며 '왜 내가 이혼당합니까?'라고 해 제가 '한번 공개해 볼까요?'(라고 했더니) 아, 하지 말라고 하더라"는 일화까지 공개했다.
박 전 원장은 "문재인 대통령, 박지원 국정원장은 이 파일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만약 다른 대통령, 다른 국정원장이 와서 공소시효도 넘은 특정인의 자료를 공개했을 때 얼마나 많은 큰 파장이 오겠느냐"라며 폐기하는 것이 맞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박 전 원장은 국정원 메인 서버에 'X파일'이 있기에 혹시 나를 대비해 "메인 서버를 열어보려면 원장의 사전 결재를 맡으라는 지시각서를 내려놓았다"며 나름의 안전장치를 설계해 놓았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