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1) 정다움 기자 = 1980년 5월20일 당시 옛 전남도청 탈환의 기폭제가 됐던 택시기사들의 차량행렬 시위가 재현됐다.
20일 오후 3시 광주 북구 임동 옛 무등경기장 앞. '제42주년 5·18민중항쟁 민주기사의 날'을 맞아 전국에서 택시 70여대가 모였다.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퍼지자 참가자들은 일제히 태극기를 흔들었고, 이어 '오월정신 계승하여 민주주의 사수하자'는 구호를 한목소리로 외친 이들은 택시에 올라타 차량 행진 시위를 시작했다.
줄지어 선 70여대의 택시들은 전조등을 켠 채 무등경기장에서 80년 5월 당시 최후의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으로 향했다. 행렬 선두에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택시로 사용된 포니 2대와 스텔라 2대가 나섰다.
42년 전 민주기사 타격대의 주도 인물인 장명훈씨(69)는 "그날로 돌아가 함성이 메아리 치는 것 같다"며 "선열들을 기리기 위해 행사를 이어가는 게 고맙다. 대동정신을 잊지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계엄군의 시민군 학살를 목격했다는 윤제천씨(77)는 "시민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니 분노해 행렬에 참여하게 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민주기사의 날이 되면 먼저 떠난 동료들 생각에 눈물이 난다"며 "윤석열 대통령도 기념식에 참석한만큼 하루빨리 국가로부터 인정받는 기념일이 되고 진상도 규명됐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날 민주택시노동조합원들은 무등경기장을 출발해 광주역과 유동사거리, 금남로3가를 거쳐 옛 전남도청 앞 전일빌딩까지 약 4㎞를 행진했다.
조합은 5월20일을 민주기사의 날로 정하고 1997년부터 매년 이날 차량행렬 시위를 재현하고 있다.
민주택시 경기본부 여성위원장 장모씨(59)는 "16년째 택시기사로 일하고 있는데 그 전까지는 민주기사의 날에 대해 무지했다. 젊은 나이에 희생한 분들이 떠올라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