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스타트업 VHP가 지난해 10월 선보인 남성형 가상인간 테오(Theo)가 브라질 등지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VHP는 서강대학교 학생들이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가상인간 테오는 21살 한국계 브라질인이며 한국어는 물론 포르투갈어, 영어까지 3개국어를 섭렵하고 있다.
테오의 주 활동무대는 인스타그램과 틱톡이다. 테오는 이들 SNS를 통해 한국 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국내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여자친구와 함께 식사를 하거나 넷플릭스에서 '솔로지옥'을 보고 청계천, 경복궁 등에 가서 셀카를 찍는다. 주로 한국 20대들의 일상을 보여준다. 테오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1만명이 넘는다. 국내 남성형 가상인간으로서는 이례적이다. 틱톡 팔로워 수도 2만1000명이 넘는다.
그동안 남성 가상인간들은 패션·뷰티 기업 마케팅 수단으로 가상인간이 활용되는 만큼, 산업적 활용도 측면에서 낮은 성과를 보여왔다. 클레온이 선보인 '우주', 비브스튜디오스의 '질주', 싸이더스스튜디오X의 '호&곤'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대부분 흥행 실패했다. 지난해 9월 등장한 우주의 경우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310여명에 불과하다. 이러한 가운데 테오의 성과가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남자 연예인에 대한 팬덤과 한류의 영향이 한국 남성 가상인간으로 확산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남미 지역에서 한국 연예인들이 큰 인기를 끌며 덩달아 현지어로 소통하는 남성형 가상인간이 주목받게 됐다는 것이다.
한편 가상인간 정보 사이트인 버추얼휴먼스에 따르면 지난해 10월까지 전 세계 시장에 총 186명의 가상인간이 등록됐다. 지난해 약 2조4000억원이었던 가상인플루언서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14조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