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비행기 조종사가 의식을 잃었어요. 저는 비행기를 어떻게 운행해야 하는지 모르는데 어떡하죠"
"침착하시고, 날개를 수평으로 유지하고 천천히 내려올 수 있는지 보세요. 해안을 따라 북쪽이나 남족으로 가세요. 우리는 당신을 찾고 있습니다"
비행 경험이 없는 한 승객이 응급상태에 빠진 조종사를 대신해 비행기를 착륙시켜 화제가 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CNN과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비행기 탑승객 대런 해리슨은 항공 교통 관제 시스템에 따라 미국 플로리다주(州) 마이애미에서 북쪽으로 110㎞ 떨어진 팜비치 국제공항에 착륙했다.
해리슨은 지금껏 항공기를 운행해본 적이 없었다. 일반적으로 비행기 운행 지침을 배우려면 최소한 20시간이 걸린다.
그가 착륙에 성공했던 데는 항공 교통 관제사 로버트 모건의 도움이 컸다. 모건은 계기판의 배치도를 보며 해리슨을 단계별로 안내하기 시작했다.
항공 교통 관제 시스템에 녹음된 파일에서 "날개를 수평으로 하고 내려올 수 있는지 확인해보세요", "조종간을 앞으로 밀고 아주 느린 속도로 하강하세요" 등 구체적으로 지시하는 모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이 승객은 비행기의 위치를 묻는 말에 "잘 모르겠다"고 했지만, 플로리다 해안선을 볼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모건은 "해안을 따라 북쪽이나 남쪽으로 가라"고 지시했다.
모건은 "비행기 조종사가 조종할 수 없는 상황이라 승객이 비행기를 조종하고 있었다"며 "매우 심각한 상황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이어 "승객이 비행기를 조종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그는 정말로 침착했다"고 강조했다.
다른 조종사들도 해리슨의 착륙 소식을 듣고 까무러쳤다. 이륙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던 한 조종사는 "승객이 비행기를 몰고 착륙했다고? 맙소사"라고 말했다.
10점 만점에 10점. 모건은 해리슨의 착륙을 이 한마디로 표현했다.
비행기가 착륙한 이후 모건은 해리슨을 만나 감사 인사를 전하며 그를 끌어안았다. 모건은 "아드레날린이 너무 쌓여 눈물이 날 것 같았다"며 "내 눈에는 그가 영웅처럼 보였다"고 울먹였다.
조종사의 상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팜비치 소방당국은 비행기가 착륙한 후 해당 조종사를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