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뉴스1) 전원 기자 = 농사일을 하다 모처럼 5일장 외출에 나선 시골 어르신들의 복장을 닮았다. 짙은 회색점퍼에 면바지, 면티를 입고 이웃집 아저씨처럼 주민들에게 다가선다.
당의 상징인 붉은색 유니폼은 입지 않았다. 이번 6·1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전남지사 후보로 확정된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63)의 선거운동 모습이다.
<뉴스1>은 지난 15일 오후 담양에서 선거운동이 한창인 이정현 예비후보를 만났다.
첫 질문은 왜 전남지사 선거에 나왔냐였다. 돌아온 대답은 "이정현의 정치로, 내가 사랑하는 전남의 대변화, 전남의 미래 4년을 책임지겠습니다"였다. 그러면서 "미치도록 일하고 싶은 사람한테 일을 시켜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번 지방선거가 갖는 의미에 대해서는 "변화"라는 답을 내놨다. "30년 지방자치가 대변화의 시대를 맞았고, 주민이 지방자치를 통해 주인의식을 갖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달변가'로 통하는 이 예비후보의 대답은 거침없었다. "전남도지사 출마는 이정현의 정치다"고 정의했다.
그는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하면서 국정을 넓게 보는 시야를 가지게 됐고, 3선 국회의원을 하면서 여러 상임위를 거치며 국정 전반을 둘러보게도 됐다"며 "7번의 예결위원을 하면서 예산을 다뤄봤고, 당대표를 하면서 전국적인 조직을 이끌어보는 경험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정현의 정치로 내가 사랑하는 전남의 대변화를 일으켜야겠다는 생각을 꾸준히 해왔다. 이번에 그 기회가 찾아왔다"면서 지지를 당부했다.
전남 발전을 위해 가장 시급한 해결책을 묻는 질문에는 "도지사가 바뀌어야 한다"면서 현 전남지사이자 경쟁후보인 김영록 민주당 후보를 직격했다.
그는 "잘했다, 잘못했다는 것을 따지자는 것이 아니라 27년간 한 당의 시간으로 독점돼 온 만큼 변화가 필요하다는 뜻이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전남 낙후를 주장했다"는 견제구도 날렸다. "지난 27년간은 민주당의 시간이었다. 4년을 더 준다고 해도 나아질 것 같은 희망이 없다. 이에 수평적으로 도정 책임자를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변화를 위해서는 도지사가 바뀌어야 한다. 전남의 강점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파악해 해법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 행정·발상·프로그램 등 모든 것을 바꾸겠다"며 "제가 해보겠다. 준비된 도지사인 이정현이 전남의 미래를 좌우할 지금부터 4년을 제가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이 예비후보는 전남의 미래 발전을 위한 정책을 만들기 위해 지역 대학의 교수들과 전남 고위 출신 관료들로 '빅 자문단' 구성계획을 밝혔다.
전남을 4차 산업혁명의 수도가 되도록 연구소와 연구원, 각종 광속기를 포함한 첨단 실험, 시험시설, 생산 시설을 유치하고, 첨단과학 복합단지를 포함해 관광·의료·항공 방위산업·소재부품·농수축산 산업 복합단지를 조성해 나가겠다는 게 그의 밑그림이다.
보수정권에서 전남도민들이 소외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를 따지는 것은 옹졸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박정희 대통령은 여수에 화학공단을 세우고 전남대에 화공학과를 키웠다. 창원에는 중공업 단지를 만들고 부산대에 기계공학과를, 구미에 전자공단을 세우고 경북대에 전자공학과를 키웠다"며 "국토를 넓게 쓰고 인재를 널리 구해 쓰는 대인배 국정을 펼치면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 첫 내각의 호남소외론과 관련해서는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이 예비후보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생각을 바꿔야 한다"며 "그럴수록 포용하고 관용해야 한다. 그게 DJ정신이다. 어느 지역을 아프다고 내버려두면 나라가 위태롭다. 고쳐야한다"고 충고했다.
이어 "제가 도지사가 된다면 적어도 집권당 내에서 역할,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며 "저는 전남과 광주, 호남 출신들의 인재를 지켜내고, 키워내고, 양성해내는 일에 무엇보다 앞장서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모든 일을 사람이 한다. 지난 35년간 호남이 국민의힘을 키우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내비치며 "정권이 교체되도, 사람을 발탁하려해도 내부에 사람이 없지 않느냐. 그 점이 가장 큰 문제다"고 분석했다.
지난 2014년 7·30 전남 순천·곡성 보궐선거 당시 선거운동 기간 내내 골목 곳곳을 자전거로 누비며 유권자를 만나 눈길을 끌었던 이 예비후보.
이번 선거 전략에 대해서는 "진심보다 더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일 비법은 없다"며 "실현 가능한 비전을 분명히 제시하고, 불필요한 선거비용은 낭비하지 않고, 상대방 비난하는 네거티브 하지 않는 것이 비결이다"고 답했다.
이어 "여전히 도민들이 일상에서 즐겨 입는 이 점퍼와 면바지, 면티, 밀집모자가 저의 선거 유니폼이 될 것"이라며 "이웃집 아저씨처럼 주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겠다"면서 웃음지었다.
득표율 50.1%를 기록하고 싶다는 이 예비후보는 "다 떠나서 정말 죽을 각오를 하고 일을 할 것"이라며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일을 시켜줘야 한다. 미치도록 일하고 싶은 이정현이 한번 믿어달라. 소탐대실 말고 대탐소실 투표를 한 번 해주길 간청 드린다"고 호소했다.
◇이정현 예비후보 주요약력
Δ1958년 전남 곡성 Δ살레시오고 Δ동국대 정치외교학과 Δ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후보 선거대책본부 전략기획단 단장 Δ한나라당 정책기획팀 팀장 Δ한나라당 상근 부대변인 Δ제18·19·20대 국회의원 Δ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캠프 공보단장 Δ새누리당 최고위원 Δ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비서실 정무팀장 Δ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 Δ새누리당 당대표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