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두환 유산 상속' 이순자, 추징금 956억 안낸다..왜?

현행법 "채무와 달리 벌금이나 추징금은 상속 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이순자씨, 회고록 관련 손해배상 민사 재판도 이어받아 재개

2022.03.31 04:54  
[파이낸셜뉴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유산을 부인 이순자씨가 단독으로 상속하기로 확정됐다. 전 전 대통령은 추징금 2205억원 중 43%인 956억원을 미납한 채 사망했는데, 이씨는 전 전 대통령의 유산을 단독으로 상속받지만 전 전 대통령의 추징금에 대해선 책임을 피하게 됐다. 현행법상 채무와 달리 벌금이나 추징금은 상속 대상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미뤄진 회고록 관련 손해배상 민사 재판도 이씨가 이어받아 재개한다.

광주고법 민사2-2부(최인규 부장판사)는 30일 5·18 4개 단체와 고 조비오 신부의 유족 조영대 신부가 전씨와 그의 아들 전재국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날 열린 재판은 전 전 대통령이 사망한 뒤 열린 두 번째 재판이다. 전 전 대통령의 배우자나 자녀들이 상속 포기나 승인, 한정승인 등의 결정을 내려야 소송을 이어받을 수 있는데 그동안 이런 소송 수계 절차가 미뤄지면서 재판이 지연됐다.

전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인 정주교 변호사는 이날 "사망한 피고의 부인이 단독으로 법정 상속인 지위를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열린 재판에서 최종변론이 예정된 올해 3월30일 전까지 소송 수계 절차를 완료하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전 전 대통령 측은 지난 3개월 동안 소송 수계 신청을 하지 않다가 이날 상속인이 확정된 사실만 알렸다.

피고 측은 이날 예정된 최종 구술 변론을 진행한 뒤 다음 기일에 절차적인 부분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희망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소송 수계가 늦어진 데에는 피고 측에도 일말의 책임이 있다"며 "마지막 기일에 소송 수계인을 세우고 형식으로 종결하는 것보다는 수계 절차를 마친 후 구술 변론을 하는 것이 낫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원고 측에 소송 수계에 따른 위자료 청구 취지 변경과 출판금지 대상에 관한 의견 등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또 회고록에서 5·18 단체명이 직접적으로 표기되지 않은 상황에서 단체의 정체성과 명예훼손 성립 근거들을 추가로 제출해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민사소송 1심 재판부는 2018년 북한군 개입, 헬기 사격, 계엄군 총기 사용, 광주교도소 습격 등 전씨의 회고록에 기술된 23가지 주장을 객관적인 근거가 없는 허위사실이라고 보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이어 2019년부터 현재까지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회고록과 관련한 사자명예훼손 혐의 형사재판의 경우 항소심 결심공판을 앞두고 전 전 대통령이 사망함에 따라 법원에서 공소 기각 결정이 내려졌다.

전 전 대통령은 2017년 펴낸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가리켜 '신부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한편 다음 재판은 오는 5월 25일 오후 2시에 열린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