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호승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간 후보 단일화의 가장 큰 수혜자는 안 대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윤 후보가 대선 다자 대결 구도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이득을 봤다면 한 자릿수 지지율에 불과한 안 대표는 윤 후보가 당선될 경우 인수위와 공동정부 구성에 참여하는 길을 열어놓은 것은 물론 자신의 국정운영 구상을 출범하는 새 정부에 반영할 수 있게 된다. 선거 직후 국민의힘과의 합당 약속도 받아냈다.
윤 후보와 안 대표는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후보 단일화를 선언했다.
이날 안 대표가 단일화 선언문의 대부분을 낭독했는데, 그는 "저희 두 사람은 원팀"이라며 "두 사람이 만들고자 하는 정부는 국민통합정부"라고 소개했다.
안 대표는 국민통합정부의 방향으로 '과학기술 중심국가', '공정과 상식이 살아 숨 쉬는 정의로운 사회'를 제시했다. 특히 '과학기술 중심국가'는 안 대표의 대선 선거운동 핵심 어젠다 중 하나였다.
두 사람은 또 선언문에서 "함께 정권을 교체하고, 인수하고, 준비하며, 구성하겠다"며 "정권 교체의 힘으로 정치교체, 시대교체가 될 수 있도록 선거 후 두 당은 즉시 합당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안 대표의 인수위 참여, 청와대 내부와 내각 구성 등에 폭넓게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을 명문화한 셈이다.
안 대표는 이밖에도 선거법 개정, 국민의힘의 개혁 작업 등에 대한 대강의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안 대표는 단일화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의 질문답변에서 "국회의원 선거제도를 바꿔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로 바꿔야 하며, 대통령 투표에 결선투표제를 도입해야 한다"며 "민주당도 선거 승패와 상관없이 다당제 기반이 되는 국회의원 선거구제, 권력구조 개편 작업 등을 함께 합의해서 진행하기 바란다"고 했다.
안 대표는 "우선을 국민의힘을 보다 더 실용적이고 중도적인 정당으로 만드는 일에 공헌하고 싶다"며 "그래야 더 많은 지지층을 확보하는 대중 정당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대선 승리 후 안 대표가 당권에 도전하거나 입각 등 국정 참여를 통해 자신이 밝힌 정치 개혁 구상을 추진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안 후보가 10% 중후반대 지지율을 기록할 때보다도 한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 중이던 최근의 몸값이 더 높아졌다"며 "선거가 막바지로 가면서 각 당의 지지층이 결집해 윤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박빙 대결 구도가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안 대표는 이번 단일화를 통해 자신의 정치 개혁 구상을 추진할 명분을 얻었지만, 추진 동력을 마련하기까지는 국민의힘 안에서 세력을 확보해야 하는 등 가야할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