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인해 사망한 우크라이나의 한 6세 소녀 사진이 공개되자 전 세계가 슬픔에 빠졌다. 의료진은 아이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던 한 외신 기자에게 이 사진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보여줄 것을 호소했다.
28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마리우폴에 거주하는 이 소녀는 지난달 27일 동네 슈퍼마켓에 갔다가 변을 당했다. 아이의 아버지는 딸을 안고 병원으로 달려왔고, 의료진들은 그를 살리기 위해 전력을 다했지만 결국 아이는 사망했다.
해당 사진에는 축 늘어진 어린 딸과 피로 범벅이 된 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흐느껴 울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 그리고 아이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의료진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겼다.
한 의료진은 아이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던 한 외신 기자를 보며 "이것을 푸틴에게 보여줘라", "이 아이의 눈빛, 그리고 우는 의사들을"이라고 말했다.
외신은 정확한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이 아이를 '핑크색 유니콘 파자마를 입은 소녀'라고 부르며 러시아군의 무차별적인 포격의 실상이 이 사진 한 장에 고스란히 담겼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유치원과 학교 등에도 무자비한 포격과 공습을 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어린이들이다.
세르지 키슬리츠야 우크라이나 유엔 대사에 따르면 러시아의 침공 나흘째였던 지난달 27일까지 어린이 16명을 포함해 우크라이나인 352명이 사망했고 어린이 45명을 포함해 2040명의 우크라인이 부상을 입었다.
국제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러시아군이 지난달 25일 우크라이나 북동부 접경지역 유치원과 민간인 대피 시설을 집속탄으로 타격해 어린이 1명을 비롯해 3명이 숨졌다고 이날 밝혔다. 집속탄은 한 개의 폭탄 안에 또 다른 폭탄이 들어가 있는 형태의 무기로 개방된 지형에서 다수 인명 살상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2010년 유엔에서 공식적으로 집속탄 사용 금지 협약을 발표해 현재까지 106개국이 참여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빠져있다.
우크라이나 정부군 공식 SNS에 공개된 한 러시아군 포로는 "어린이를 살해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전쟁 중 민간인 살해는 엄연히 국제법 위반이다. 현행 전시국제법에는 '군사작전은 교전자만을 상대로 하며 교전자가 아닌 민간인이나 포로, 상병자 등은 전쟁 중에도 공격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