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등판 준비하던 김건희, '김혜경 논란'에 어쩌나...

2022.02.03 13:48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지난해 12월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1.12.26/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부인 김혜경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불거지면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향후 활동 방향도 새로운 국면을 맞는 모습이다.

그동안 잠행을 이어온 김건희씨가 공개활동을 통해 윤 후보 지원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김혜경씨 논란이 확산되면서 대선 후보 배우자의 공개 활동 필요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다.

국민의힘은 3일 김혜경씨가 이 후보의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 도청 공무원을 사적인 일에 동원하고,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김혜경 황제갑질 진상규명센터' 설치해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공세를 가했다.

우선 김혜경씨의 측근인 총무과 소속 5급 별정직 공무원 배모씨가 비서실 소속 7급 별정직 공무원 A씨에게 김씨 자택 음식 심부름이나 아들 병원 퇴원 수속, 대리 처방 등 사적인 일을 지시했다는 의혹이다.

김혜경씨는 전날(2일)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발표했고, 배씨는 "이 후보 부부에게 잘 보이고 싶어 상식적인 선을 넘는 요구를 했다"며 A씨에게 부당한 일을 시킨 것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하지만 같은 날 김혜경씨가 경기도 법인카드로 소고기를 구입하는 등 법인카드 유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논란은 오히려 확산하는 모습이다.

이 후보는 3일 "경기도 재직 당시 근무하던 직원의 일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고, 법인카드 유용문제 대해서는 감사를 요청하며 감사결과에 대한 책임을 약속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김혜경씨 논란은 김건희씨(김씨)의 향후 행보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김씨는 대선과정에서 '쥴리' 등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에서도 잠행을 이어왔다. 지난해 12월26일 '허위 이력' 논란이 확산되자 공식석상에서 사과했는데, 이는 김씨의 유일한 공개행보다.

여권에서는 이같은 김씨 행보를 공개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김혜경씨와 비교하며 비판해왔다. 대선후보의 배우자는 공인인데 대중 앞에 나서는 것을 꺼리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설연휴를 앞두고 김씨 활동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쏟아졌다. 통화 녹취록 등 최근 불거진 논란이 진정 상태에 접어들고, 대선이 30여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윤 후보 지원을 위해 공개활동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었다.

김씨가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프로필을 등록하면서, 등판을 위한 몸풀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리기도 했다.

하지만, 김혜경씨 논란으로 후보 배우자의 공개활동 자체에 의문을 품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선후보 부인의 공개활동은 대선후보의 지지세를 확산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한 행보인데, 김혜경씨 논란은 오히려 이 후보에게 악재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2일) 언론 인터뷰에서 "김혜경 여사의 활동이 이 후보 득표율 상승이나 긍정적 효과로 나타나지 않았다고 본다"며 "선거 때마다 다른, 배우자의 역할이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이번 선거에서 후보자 배우자 역할은 상황에 따라 가져갈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당내에 여러 의견이 있지만 전적으로 후보자와 배우자 판단을 존중해서 (활동방향을) 기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개활동을 적극 나선 김혜경씨가 오히려 이 후보에게 악재로 작용하는 상황이 발생한 만큼, 김씨의 공개활동 자체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는 당내 목소리도 나온다.

선대본부 내에서도 김씨 공개활동에 대한 논의를 우선수위에 두지 않는 모습이다.
선대본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시작되는 TV토론회에 우선 집중하고 김씨 공개활동은 건강 등 개인적 상황과 김혜경씨 논란에 대한 여론향방 등을 고려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설연휴 전 선대본부 내에서 김건희씨 활동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현재 추가적인 논의는 없다. TV토론회를 잘 마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김씨의 향후 행보는 본인과 윤 후보가 전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